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 12월 한·미 론칭
유통 채널 확보 어려운 인디 브랜드 육성
수수료·판촉비 등 브랜드 부담 최소화
"브랜드 정체성 유지하며 성장 돕는 환경 조성"

서울 북촌 와이레스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 = 와이레스] 

1+1, 한정 기획 세트, 제품마다 붙어있는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의 사진….

최근 올리브영, 무신사뷰티 같은 뷰티플랫폼이 K-중소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어디든 비슷한 마케팅으로 다소 지루함이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 '와이레스(YLESS)'란 신생 뷰티 플랫폼이 K뷰티 이단아를 자처하며 나타났다. 개성 뚜렷한 인디 브랜드를 소개하며 이전에 없던 방식의 뷰티 경험을 선사하겠단 포부다. 

지난 18일 찾은 서울 북촌의 와이레스 플래그십 스토어. 한옥으로 꾸며진 이 곳은 K뷰티를 내세운 만큼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보통 국내에서 파운데이션은 19, 21, 23호 세 가지로 출시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어떤 피부든 '찰떡'으로 바를 수 있는 42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이 먼저 눈길을 끌었다. 초록, 파랑 계열의 아이섀도우도 흥미로웠으며 거품으로 변하는 버블형 토너는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글로우 하이드레이팅 워터 팝 파운데이션 [사진 = 김보람 기자] 
글로우 하이드레이팅 워터 팝 파운데이션 [사진 = 김보람 기자] 

와이레스는 이달 우리나라와 미국에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제품력과 독창성은 뛰어나지만 유통 채널 확보가 어려운 국내 인디 브랜드를 소개하는 뷰티 플랫폼이다. 실제로 일부 유명 뷰티 플랫폼들의 높은 수수료와 판촉비는 중소 입점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던 터. 또 대형 플랫폼에 입점하면 그 정체성을 따르다 결국 개성을 잃은 브랜드들도 많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나선 게 와이레스이다.

와이레스에 따르면 입점 수수료는 동종 업계 대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와이레스 관계자는 "신생 브랜드들은 플랫폼 입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가를 낮추고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개성이 희석되기도 한다"며 "브랜드가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외부와 타협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칼립 버블 팩 토너 [사진 = 김보람 기자] 
유칼립 버블 팩 토너 [사진 = 김보람 기자] 

사실 와이레스가 뷰티 브랜드들의 고충을 잘 아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와이레스를 만든 건 2020년 멀티밤 열풍을 이끈 뷰티 브랜드 '가히(KAH)'를 보유한 코리아테크이다. 지금은 수출액 1000만 달러를 돌파할만큼 성장했지만 국내에서 브랜드를 전개하며 겪은 고충을 바탕으로 와이레스를 만들었다.

와이레스는 극단적인 가성비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원가를 미리 고정하지 않아 브랜드에 자유로운 제품 개발을 보장한다. 대신 유통, 광고, 판촉비 등의 비용을 최소화해 최종 가격을 낮추는 것다. 실제로 이날 받아본 제품의 포장도 매우 간소화된 모습이었다. 와이레스 관계자는 "과대 포장도 비용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라며 "포장을 최소화해 가격은 물론 폐기물도 줄여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고 말했다. 

와이레스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 = 김보람 기자] 
와이레스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 = 김보람 기자] 

와이레스는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보통 국내에서 성과를 낸 뒤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와이레스는 플랫폼을 해외에 동일하게 선보이므로 입점과 동시에 해외 판로까지 확보된다. 현재 서비스 국가는 미국이지만 내년 일본, 베트남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와이레스에선 약 20개 브랜드의 1000개 이상 제품이 판매된다. 오일층과 틴트층을 섞어 사용하는 립오일,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보여주는 립플럼퍼 등이 인기라고. 향후 매달 40~50개 제품을 새로 추가할 계획이다. 새로운 경험에 돈을 아끼지 않고, 이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기 좋아하는 Z세대에게 더욱 관심을 모을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한다.

와이레스 모바일 앱 화면 [사진 = 와이레스] 
와이레스 모바일 앱 화면 [사진 = 와이레스] 

한편 K뷰티 열풍으로 뷰티플랫폼이 급성장 중인 가운데 와이레스가 국내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1위 뷰티플랫폼 올리브영은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 9월부터 납품업체에 타 플랫폼 행하 참여를 제한했다는 올리브영의 갑질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올리브영은 납품업체에 플랫폼 동시 사용 제한과 납품 가격 미환원, 정보처리비 부당수취 등으로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약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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