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베러스쿱크리머리, '벤슨' 론칭
1호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는 23일 개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론칭 주도
프리미엄 원료·공정 등 내세워 시장 공략

서울 강남구 벤슨 1호점, '벤슨 크리머리 서울' 전경 [사진 = 김보람 기자] 

아이스크림이 많은 이에게 행복을 주는 건 단순히 맛 때문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모든 순간을 달콤하게 구현해서일 것. 보랏빛 라벤더 숲을 거니는 향긋한 꿈 속, 사랑 가득 기쁨이 넘치는 생일파티. 이런 장면들이 완벽하게 아이스크림으로 탄생했다. '프리즈 더 모먼트(그 순간을 얼려라)'를 걸고 나선 한화갤러리아의 '벤슨'이다. 

19일 오민우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오는 23일 벤슨 1호점 정식 개장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벤슨이 지향하는 아이스크림 본연의 가치는 '추억"이라며 "먹는 순간 행복한 기억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자 프리즈 더 모먼트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벤슨이 전 국민의 추억을 기분 좋게 조작하는 데 성공하면서 배스킨라빈스에 대적할만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벤슨을 소개하는 오민우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 [사진 = 연합뉴스] 
벤슨을 소개하는 오민우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 [사진 = 연합뉴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벤슨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다. 한국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가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파이브가이즈 론칭때와 같이 이번 벤슨 출시에도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승연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 대표는 "김동선 부사장이 품질과 제품 결정, 브랜드 방향성 등에 많은 의견을 냈다"며 "모든 메뉴가 맛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벤슨이 지향하는 건 '프리미엄'이다. 고급 원료를 통해 이 프리미엄을 구현한다는 설명. 국내산 유제품만을 사용하며 유지방 비율은 17% 가량이다. 유지방이 평균 10%인 시중 제품보다 풍미를 높였다. 오버런(공기 함량)은 기성 제품의 절반 수준인 40%까지 낮춰 밀도 있는 식감을 제공한다.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들 때 쓰는 인공 유화제를 쓰지 않는다. 

벤슨 제품을 시식해볼 수 있는 스쿱샵 [사진 = 김보람 기자] 
벤슨 제품을 시식해볼 수 있는 스쿱샵 [사진 = 김보람 기자] 

벤슨은 가격의 경우도 프리미엄 급으로 책정됐다. g당 가격은 53원으로, 매장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벤슨처럼 고급을 표방하는 하겐다즈(67원)보단 26% 저렴하고 대중적인 브랜드 배스킨라빈스(34원)보다 56% 가량 비싸다. 메뉴는 총 20가지 맛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한 '클래식(4종)' 다양한 토핑을 더한 '시그니처(14종)', 계절에 따라 한정 메뉴로 선보이는 '리미티드(2종)' 등이다.

국내 주요 아이스크림 전문점 가격 [그래픽 = 한호정 기자]
국내 주요 아이스크림 전문점 가격 [그래픽 = 한호정 기자]

이날 기자가 맛본 메뉴 중 인상적인 것은 '허니라벤더'였다. 라벤더의 허브향과 아카시아 꿀을 넣어 우아한 라벤더 꽃밭을 완성했다. 한 숟갈을 뜨자마자 입에 라벤더 꽃이 한아름 찾아왔다.  '해피버스데이' 역시 재미있었다. 입안에서 톡톡튀는 캔디와 케이크의 포근함, 달달함이 생일 축하를 건네듯 짜릿한 기분을 선사했다. 

벤슨 '해피버스데이' 메뉴 [사진 = 김보람 기자] 
벤슨 '해피버스데이' 메뉴 [사진 = 김보람 기자]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저당·제로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벤슨은 이런 저당 마케팅보단 본질이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이상희 베러스쿱크리머리 마케팅 팀장은 "저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국산 아카시아꿀, 프랑스산 최고급 라즈베리 퓌레, 이탈리아산 100%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등 고급 원료 등을 사용해 본질적으로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벤슨 1호점은 아이스크림을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할 수 있게 꾸며진 모습이었다. 총 3개 층의 매장은 층마다 콘셉트가 다르다. 1층은 전형적인 아이스크림 매장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핵심은 지하 1층이었다. 경기도 포천 공장을 축소해놓은 '크리머리 랩'가 있어서 생산 설비와 공정을 누구나 볼 수 있다.

1호점 이름이 '벤슨 크리머리(유제품공장) 서울'이라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공간은 공장 전체 생산량의 약 20분의 1을 만든다. 파일럿 라인으로 신제품이나 한정 제품을 개발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맞은 편에선 소비자가 직접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포장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사전 예약제로 진행한다. 

벤슨 1호점 크리머리 랩 [사진 = 김보람 기자] 
벤슨 1호점 크리머리 랩 [사진 = 김보람 기자] 

2층엔 지난해 한국인 최초 프랑스 미식 어워드 '라리스트'(La Liste)' 수상 경력의 저스틴 리 셰프가 색다른 아이스크림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벤슨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프리미엄 메뉴를 선보이는 것. 이날 먼저 셰프가 선보인 메뉴는 아이스크림에 말돈 소금, 된장 카라멜, 치즈케이크 등을 활용했다. 

저스틴 셰프는 "지하 2층 테이스팅 라운지에선 위스키, 와인 등 주류도 판매하는데, 여기에 페어링 되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배스킨라빈스 청담점 내부 [사진 = 김보람 기자] 
배스킨라빈스 청담점 내부 [사진 = 김보람 기자] 

한편 SPC의 배스킨라빈스가 독주하고 있는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에서 벤슨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스킨라빈스는 총 17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배스킨라빈스는 벤슨 1호점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최근 프리미엄을 내세운 청담점을 냈다. 저당 등 건강 콘셉트, 유지방 함량을 높인 메뉴 등을 선보인다.

실제로 이날 오후 12시 경 기자가 방문해 본 배스킨라빈스 청담점에는 인근 직장인들과 관광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메뉴, 통신사 제휴 할인 혜택, 건강 메뉴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배스킨라빈스에 벤슨이 과연 대적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오 대표는 "배스킨라빈스 등 경쟁자와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경쟁사 대응을 위해서 제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내 매장을 약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며 현재 약 10개 지역 입점이 구체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벤슨 매장 내부 [사진 = 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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