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A2+ 우유로 프리미엄 시장 도전장
소화 흡수 용이…건강 효능으로 수요 증가
"2029년까지 목장 90% A2로 전환 목표"

서울우유 양주공장 [사진 = 김보람 기자] 
서울우유 양주공장 [사진 = 김보람 기자] 

"100명 중 30명은 우유를 먹고 배가 아프면 유당불내증이라서 우유를 아예 못 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적어도 30명 중 20명은 A2우유를 먹어도 탈이 나지 않을 것. 70명이 먹던 우유를 90명이 먹을 수 있도록 한 게 바로 A2우유."

지난 24일 찾은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 양주공장. 입구에서 서울우유 관계자가 힘을 주어 말하는 사이 고소하고 달큰한 냄새가 풍겼다. 오랜만이라 반갑고 더 달게 느껴졌다. 어릴 땐 우유를 매일 마실 만큼 좋아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선 소화가 잘 안 돼 찾지 못한 기자다.

기자처럼 '우유를 먹고 싶어도 이제 못 먹는' 성인을 위해 서울우유가 'A2+우유'를 내세웠다. 저출산으로 우유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마련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 "성인도 걱정 않고 우유 영양 성분 누릴 수 있어"

A2+우유 [사진 = 서울우유] 

서울우유는 지난 4월 A2+우유를 출시했다. 일반 우유에는 A1,A2 단백질이 들어있는데, A1 단백질이 알레르를 유발하는 '베타 카소모르핀-7(BCM-7)'을 최대 4배 더 많이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일부 우유 섭취자들에게 복통, 설사 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A1 단백질 없이 A2 단백질만 함유한 게 A2우유다. 젖소는 A1 또는 A2 유전 형질을 갖고 태어나는데, A2 형질만을 가진 젖소에서 짜낸 원유로 만든다.

A2우유는 유당을 없앤 '락토프리' 우유보다 흡수가 용이하고, 가공을 거치지 않기에 건강상 더 이롭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유당 분해 효소는 아기 때 모유 섭취를 위해 활발히 생성되다 성인이 되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소화 문제로 우유를 먹지 않는 성인이 많지만 A2우유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저출산으로 우유의 주 소비층인 아이들이 줄어들자, 유업계는 성인도 먹을 수 있는 A2 우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우유는 '+(플러스)'를 붙여 프리미엄으로 승부수를 뒀다.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한 100% 국산 A2 우유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와 EFL(Extended Fresh Life)공법을 더했다. EFL 공법은 우유를 원심분리기에 통과시켜 살균한 뒤 세균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이 프리미엄 A2우유를 통해 더 많은 이가 건강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우유 한 잔(200ml)에는 칼슘, 단백질,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소가 담겼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하루 권장량 대비 비율은 칼슘 36.7%, 비타민B12 25%, 비타민B2 25%, 판토텐산22%, 인 20.7%, 칼륨 18.8%, 단백질13.2% 등이다. 이런 건강 효능 덕분에 A2+우유는 출시 직후 인기를 끌며, 지난달 기준 출시 5개월 만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했다.

◆ "2030년 A2원유 대량 생산 시 원가 하향 조정"

서울우유 제품 배송을 담당하는 물류 차량들 [사진 = 김보람 기자] 

현재 A2+우유는 양주공장에서 생산된다. 양주공장은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총 7년, 약 3000억원을 들여 지난 2020년 완공됐다. 약 25만5498㎡의 부지 면적(약 7만7천평)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공장이다. A2+우유를 비롯해 서울우유의 대표제품인 비요뜨, 커피포리 등이 쉴새 없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공장장은 "서울우유 전제 제품의 약 40%가 양주공장에서 나온다"며 "200ml 우유 기준 하루 346만 개의 우유가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양주공장은 하루 최대 원유 1700톤 가량을 처리하는데, 이는 대한민국 전체 목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원유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628㎡(1400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품질·위생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공장이기도 하다. 또 원유의 집유부터 생산, 출하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이력 추적 시스템 등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스마트 공장이다.  

목장에서 공장에 도착한 원유는 깐깐한 과정을 거친다. 낙농센터에서 체세포수와 세균수 검사 등이 실시된 후 4℃로 온도를 낮춰 원유탱크에 저장된다. 원유탱크에선 우유의 영양을 균일하게 섞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식품안전실에서 한 번 더 검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불합격하면 제품으로 내놓을 수 없다는 게 서울우유 측 설명. 

서울우유는 A2+우유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생산량은 180ml 기준 하루 13만 개다. 서울우유는 A1우유와 A2우유의 혼입을 방지하고자 A2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용 목장 수는 36개이고 2029년까지 90% 이상을 전환하는 게 목표다. 이 경우 서울우유의 과제로 꼽히는 가격 경쟁력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영길 서울우유 광고홍보실장은 "2030년부터 A2 원유가 대량 생산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하향 조정될 예정"이라며 "모든 제품에 A2 원유가 활용되는 시점이 되면 공정이나 물류 과정이 효율화돼 A2 우유 가격이 일반 우유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병에 담기는 A2+ 우유 [사진 = 서울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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