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 디스크 환자 80~90% 비수술로 호전"… 운동·기능 중심 치료 주목

허리 통증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회복하고, 근육과 관절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진짜 치료의 목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허리 통증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회복하고, 근육과 관절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진짜 치료의 목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MRI에서 디스크가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국제 척추학회지 Spine Journal과 미국척추신경학회(NASS)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의 80~90%는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보고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또한 "디스크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 회복되며, 운동치료를 병행할수록 회복 속도와 기능 회복률이 높다"고 명시하고 있다.

허리 통증은 단순한 디스크 문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 모든 요통이 디스크 탈출증 때문은 아니다. 디스크 내부의 미세 손상(디스크 내장증)이나 근육, 인대, 후관절의 염좌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MRI나 X-ray에서도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승구 본플러스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요통은 보통 디스크 내장증으로 오는 경우가 많지만, 기립근 염좌나 후관절증후군처럼 MRI나 X-ray에서 보이지 않는 질환도 있다"며 "이런 경우 허리통증이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크'는 추간판 탈출증을 의미하지만, 이 질환은 허리통증보다는 다리 저림이 주증상"이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병변이 확인되더라도, 신경 압박이 심하지 않거나 일상 기능이 유지된다면 우선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Spine Journal과 NASS는 신경 마비가 진행되거나, 배뇨·배변 장애가 동반되는 등 증상이 악화될 때만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운동치료는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과정이 아니라,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 재발을 막는 치료다. 강 원장은 "러닝이나 등산처럼 체중 충격이 큰 운동, 또는 데드리프트·스쿼트·런지처럼 허리에 직접 무리가 가는 운동은 조심해야 한다"며 "비교적 안전한 운동으로는 계단 오르기, 수영, 플랭크 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쉬는 것보다,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본플러스정형외과는 수술보다 비수술 치료를 원칙으로 삼는다. 치료의 기본은 운동치료이며, 필요에 따라 주사치료를 병행한다. 허리 통증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회복하고, 근육과 관절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진짜 치료의 목표다. 수술이 능사는 아니다.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 그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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