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비수술로 호전… 근육·관절 기능 회복이 재발 막아
수술 필요한 경우만,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해

영상은 '현재 구조를 확인하는 자료'일 뿐, 허리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하중을 분산하는지 같은 기능적 요소가 회복과 재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상은 '현재 구조를 확인하는 자료'일 뿐, 허리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하중을 분산하는지 같은 기능적 요소가 회복과 재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MRI에서 디스크가 뚜렷하게 튀어나와 있어도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검사 결과가 거의 정상인데도 앉아 있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도 있다. 여러 해외 연구와 임상 지침은 이런 차이를 설명하는 핵심으로 "허리가 실제로 얼마나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즉, 근육·관절·인대가 버티는 힘의 차이를 지목한다. 단순히 디스크 모양만으로 통증과 예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 학술지 연구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요추를 받쳐주는 심부 근육의 기능이 나쁠수록 요통 장애 정도와 하지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보고된다. 디스크 손상 자체보다, 손상된 디스크를 둘러싼 지지 구조가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가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보존적 치료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 없이도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호전되며, 특히 급성 디스크 탈출의 경우 6주 이내 약 70%가 증상 감소를 경험한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역시 "디스크가 탈출했더라도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약물·물리치료·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된다"고 안내한다.

◆ 통증 줄었다고 끝이 아니다… "다시 버틸 수 있는 허리" 만들어야

디스크 돌출 크기만 보고 치료 방향을 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임상에서는 영상 소견과 통증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영상은 '현재 구조를 확인하는 자료'일 뿐, 허리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고 하중을 분산하는지 같은 기능적 요소가 회복과 재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급성 통증이 있다면 일정 기간 휴식은 필요하지만, 무조건 오래 누워 있거나 움직임을 지나치게 줄이면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져 디스크에 실리는 하중만 더 커지기 때문이다.

통증이 줄었다고 치료가 끝난 것은 아니다. 통증이 가라앉은 시점부터가 오히려 진짜 치료의 시작이다. 이때부터 허리가 다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만들지 않으면, 같은 통증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통증을 없애는 치료'에서 끝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과정까지 가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 강승구 원장 "요추 하중 줄이는 힘, 결국 기립근이 만든다"

강승구 본플러스정형외과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비수술 치료가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통증이 주사나 약물치료로 가라앉으면, 그다음은 요추에 실리는 하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활을 이어가야 한다"며 "그 역할을 하는 게 결국 기립근 강화"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통증이 심하거나 하지 마비, 마미증후군 같은 상황에서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비수술적 방법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수술은 인접분절질환이나 관절 문제 같은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통증을 단기간에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 번 수술했다고 그 허리가 영구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다른 분절에 부담이 실리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비수술 치료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허리가 받는 하중을 줄이고 약해진 근육·인대를 다시 단련시키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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