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디 전용 농장 '샐러디팜'
전북 진안고원에서 수경재배
양상추에서 유러피언 채소 전환
일년 내내 안정적인 수급 가능해

샐러디팜 전경 [사진 = 김보람 기자] 
샐러디팜 전경 [사진 = 김보람 기자] 

지난 여름, 세상을 온통 눅눅하게 찌다 적시다를 반복했던 폭염과 폭우가 무색했다. 너무나도 건강하게 자란 채소들 앞에서다. 지난 18일 기자가 찾은 전라북도 진안고원의 샐러디 전용 농장 '샐러디팜'은 기후 변화에도 끄덕 없음을 자랑하듯 짙푸른 빛이었다. 

샐러디팜이 있는 진안고원은 평균 400m의 해발고도로, 여름철에도 평균 기온이 15도에 이를 만큼 서늘하다. 이날도 더위가 덜 누그러진 서울과 달리 꽤나 선선한 기운이 느껴졌다. 전병길 샐러디팜 이사는 "샐러드의 경쟁력은 결국 신선한 채소"라며 "계절과 관계 없이 일 년 내내 채소를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도록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샐러디팜에 대해 설명하는 전병길 샐러디팜 이사 [사진 = 김보람 기자]  
샐러디팜에 대해 설명하는 전병길 샐러디팜 이사 [사진 = 김보람 기자]  

샐러디팜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프릴라이즈, 로메인, 카이피라 등 세 가지 유러피안 채소다. 샐러디 메뉴의 주 재료가 된다. 특히 로메인은 샐러디가 2년 간 연구 개발해 만든 품종 '샐롬'이다. 지난 2020년까지는 양상추를 썼지만, 여러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자 이 세 가지 채소로 전환했다고.

전 이사의 말에 따르면 양상추는 '가공성'이 떨어진다. 양상추는 잎이 두꺼워서 자를 때 다른 채소보다 진이 더 많이 나온다. 때문에 자른 부위가 쉽게 변색되는 것이다. 반면 유러피안 채소들은 잎이 얇아 상대적으로 선도 유지 기간이 길다. 

유러피안 채소 전환을 통해 양상추 수급 문제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해마다 이상기후로 양상추 작황이 좋지 않아 수급이 제대로 수급되지 않자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양배추를 섞어 쓰는 등 영업에 차질을 겪는 상황. 이에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대체를 위해 사들인 중국산 양배추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고. 

이 세 가지 조합은 맛과 생김새까지 고려된 것이다. 전 이사는 "프릴라이즈는 아삭한 식감, 카이피는 단 맛, 로메인은 부드러움이 특징"이라며 "또 이 세 가지는 양상추보다 잎이 풍성해서 샐러드에 넣었을 때도 더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채소를 직접 재배하는 곳은 샐러디가 샐러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유일하다. 선제적으로 샐러디팜과 같은 시스템을 마련해 경쟁력을 확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 이사는 "연중 균일한 생산품질과 균일한 가격으로 경쟁우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샐러디팜에서 자라고 있는 샐롬 [사진 = 김보람 기자] 
샐러디팜에서 자라고 있는 샐롬 [사진 = 김보람 기자] 

샐러디팜은 지난 2022년 6500평에 이르는 전체 시설을 수경재배로 전환했다. 수경재배는 흙 없이 작물을 기르는 방식이다. 해충과 곰팡이 문제가 적어 보다 안전하게 채소를 기를 수 있으며 영양소가 뿌리에 직접 공급되는 만큼 성장 속도도 빠르다. 토양 오염과 농약 사용도 없어 환경 친화적이다. 샐러디팜은 한 단계 발전한 수경재배 '에어로포닉스'를 적용해 생산량을 더욱 증대할 계획이다. 

샐러디팜은 샐러드 수요가 특히 늘어나는 6~9월에 대비해 생산 능력을 더욱 높이는 게 목표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약 1100톤의 채소가 생산됐다. 수요 대비 기존 120%에서 200% 이상, 생산능력은 1만2000평에서 2만 4000평으로 100% 증가시킨다. 여름철 생산량이 늘어나면 타 업체에 납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샐러디팜은 기대하고 있다. 

샐러디팜은 지역 농가와의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에는 진안군과 미래진안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진안군 농산물의 전국 단위 판로 및 유통망 확보를 돕고 진안군의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골자다. 샐러디는 전국 390호점을 보유한 가맹망을 활용해 진안군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 진안군은 유리온실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샐러디에 추가 공급한다. 

전 이사는 "샐러디팜은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농가 소득 증대 정책, 청년농 육성 등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또 내성강화 샐러디 전용 종자 개발, 신품종 독점 개발 등으로 샐러디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수경재배 모습 [사진 = 김보람 기자] 
수경재배 모습 [사진 = 김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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