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방광질루'는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새서 환자의 삶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까지 최근 5년 간 방광질루는 연평균 209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다. 최근엔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방광질루 수술법도 진화해 환자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있다. 

방광질루는 방광과 질에 구멍이 생긴 병이다. 방광에 찬 소변이 구멍을 통해 질로 흘러 질 입구로 나오게 된다. 성인은 하루 평균 2~4 리터(L)의 소변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방광질루 환자는 늘 기저귀를 착용해야 한다. 

배재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방광질루 환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게 된다"며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렵고, 회음부의 습진, 피부염 등 감염성 질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방광질루를 요실금과 착각할 수 있지만, 두 질환은 기전과 증상에서 큰 차이가 난다. 방광질루는 소변이 질로, 요실금은 요도 배출된다. 방광질루의 원인은 주로 자궁절제술 등 골반 수술로 생긴 방광 손상이다. 반면 요실금은 복압 상승, 골반 근육의 약화, 방광 근육의 불수의적 수축으로 발생한다. 또 방광질루는 가만히 있어도 소변이 새지만 요실금은 기침이나 웃음 등 복압이 상승하거나 방광이 팽창된 특정 상황에서 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을 시행하는  배재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을 시행하는  배재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방광질루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누공 주변 조직을 제거한 뒤 여러 층으로 봉합해 소변 누출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적인 수술 방법이다. 하지만 누공 주변 조직이 건강하지 않아 봉합 부위가 잘 치유되지 않을 경우 재발 위험이 크고, 누공 위치가 질 깊은 안쪽에 위치해 전문성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로 꼽힌다.

최근에는 방광 절개 없이 방광 내 공기를 주입해 부풀린 상태에서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병변을 수술하는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이 주목받고 있다. 배 교수는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은 넓은 시야로 수술 부위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전문성을 요하는 수술법이기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방광질루 환자에게 이 수술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의술과 장비의 발달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완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로봇을 활용한 방광질루 공기주입술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환자들이 수술 부담을 덜고, 빠른 회복과 더 높은 치료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