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모르는 대표적 난치성 질환으로 하복부 극심한 통증 동반
일중한의원 만성방광염 273명 조사, 29.6%에서 간질성 방광염
염증 소견 없이 방광 내벽 세포와 세포 사이 간질에 손상 섬유화
손기정 한의학박사 축뇨제통탕으로 완치 사례 한방학회지 발표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이 남성 환자에게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이 남성 환자에게 간질성 방광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녀 모두에게 방광질환은 소변증상과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질환이다. 만성 방광염, 과민성 방광, 간질성 방광염이 대표적이며 염증이나 기능장애, 섬유화로 방광에 다양한 자극 증상이 생긴다.

만성방광염은 재발이 잦은 염증성 방광염이다. 배뇨 시 찌릿한 통증, 하루에 8회 이상 잦은 소변, 소변을 참기 어려운 급박뇨,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과 야간뇨가 특징이다. 재발이 잦아 5년 이상 장기간 소변 증상에 시달리는 여성 환자분들이 많다. 과민성방광은 통증이나 염증은 없지만 방광 기능이 약해지고 민감해져서 소변을 자주 보고 급하게 요의를 느껴 고생하는 방광질환이다.

방광염 중에 가장 고질적인 것이 간질성방광염(間質性膀胱炎)이다. 과민성방광의 증상과 함께 환자들의 실제 표현으로 '칼로 베이는 듯한 아주 날카로운 통증' 또는 '밑이 빠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더해 진 것이 간질성방광염이다. 간질성이라는 표현은 발작의 뜻이 아니다. 한자로 사이 간(間)을 써 방광의 상피세포 안에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사이의 간질이라는 조직이 원인 불상으로 변화를 일으키면서 섬유화되고 방광 전체가 굳어가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일중한의원이 병원을 찾은 방광염 환자 273명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소변증상과 함께 염증 소견 없이 특징적으로 '하복부 통증'을 동반해 간질성방광염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10명 중 3명 (29.6%)의 비율로 나타났다. 또 환자들은 주간 빈뇨(60.4%), 야간빈뇨 (57.1%), 잔뇨(53.8%), 급박뇨(40.7%) 등 다양한 유형의 소변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평균 유병기간은 5.4년 이었고, 환자들의 평균 나이가 54.1세지만 젊은 2,30대부터 노년층까지 환자 연령폭이 넓다.

간질성방광염 환자에게 특징적으로 통증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은 "방광은 소변을 저장했다가 배출시키는 곳이며, 소변이 점점 차면 방광 조직도 늘어나 일정 시간 소변을 저장해야 한다. 그런데 섬유화로 방광 조직이 굳으면 용적이 작아지고 탄력이 떨어져 소변이 차도 늘어나지 못하고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해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고통이 큰 반면 간질성 방광염은 전 세계적으로 원인을 모르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다만 일부 환자들은 평소 소변을 자주 참거나 만성방광염이 장기간 재발을 반복하며 방광의 기능이 저하된 후 간질성 방광염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이 있다. 소변을 참고 여러 원인으로 제때 배출하지 못하면 유해 성분이 방광 내벽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내벽 세포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것이 장기간 반복되면 섬유화가 진행되고 결국 방광조직 굳어 용적이 작아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비뇨기과에서는 우선 내시경을 통해 방광 조직 점막에 충혈이나 궤양이 발견되면 간질성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세균 원인이 아니어서 항생제 치료로 한계가 있고 환자들은 주로 진통제나 방광근육 이완제 (평활근 이완제) 등을 복용하는데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그친다. 보다 적극적 해법으로 방광확장술을 통해 줄어든 방광 용적을 식염수를 넣어 늘리는 치료, 통증을 줄이기 위한 방광 보톡스치료, 섬유화된 방광 내벽을 레이저 고열로 긁어내는 레이저소작술 등이 다양하게 시도 되었지만 환자들이 기대하는 만족도에 미치지 못해왔다. 

미흡한 치료 효과와 근본적인 요인을 제거하지 못해 재발을 반복하는 사이 다수 환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며 고통이 가중된다. 이런 이유로 간질성방광염에는 고질병, 난치병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붙게 된다.

최근 시도되는 전통 한방 요법은 간질성방광염 치료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오장육부의 유기적 역할에 중점을 두고, 몸 전체가 회복하는 힘을 기르는 동시에 방광과 관계된 장기들의 기능을 개선하는 약재와 치료개념을 간질성방광염에 적용한 것이다.

대표적인 치료제가 축뇨탕(축뇨제통탕)이다. 신장과 방광 기능을 회복하는 육미지황탕을 기본으로 소변을 개선하는 복분자, 오미자와 천연 항생제라고 불리는 금은화(인동초의 꽃), 포공영(민들레), 용규(까마중), 토복령(명감나무), 마치현(쇠비름), 지부자(댑싸리종자) 등 20여 가지 천연 약재가 쓰인다. 육미지황탕은 만성 비뇨기 질환 치료와 더불어 대식세포 (大食細胞,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등 면역 증강 효과를 나타낸다는 보고로 주목을 받는 한약이다.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한의학 박사)은 난치성 질환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간질성방광염을 축뇨제통탕으로 완치에 성공한 임상 결과를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발표했다.
평균 나이 53.3세, 간질성방광염 유병 기간 평균 5.8년(69개월) 환자 25명에게 축뇨탕(축뇨제통탕)으로 8개월 치료한 결과, 간질성방광염 증상지수(ICSI) 56% 감소, 문진표 지수 (ICPI)는 64% 감소했으며, 총 증상점수가 치료 전보다 60%나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전체 환자의 88%에서 증상이 크게 호전되고 치료 후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손 원장은 이러한 치료 효과를 통해 "하루에 40차례나 화장실을 가고 밤낮없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매일 매일 극단적인 충동까지 느낀 환자도 10여 년 동안 한 번도 재발한 적이 없을 만큼 간질성방광염은 한방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단지 증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섬유화된 방광과 관련 장기의 회복, 방광 기능과 자율신경 정상화, 면역력을 높여 근본 치료를 돕는 것이 한방 치료의 장점이자 특징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이 한방 치료를 통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기정 원장은 "환자 대부분은 치료가 잘 되지만 특별히 경과가 아주 더디거나 치료 후 경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방광 조직의 점막을 긁어내는 외과적인 처치(레이저 소작술)를 받은 환자들인데, 이 경우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하면 어느 정도 회복은 가능하지만 손상된 방광 점막이 100%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레이저 소작술은 섬유화된 궤양들을 제거해서 일시적으로 방광 조직을 조금 부드럽게 하는 목적이지만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달 내로 재발하거나 또는 레이저 시술을 받은 회수가 늘어날수록 치료가 더 까다로워지는 경향을 보여 환자들이 신중하게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고 손 원장은 밝혔다.

방광염 환자들의 무더운 여름나기는 어떻게 해야할까?
방광염 환자들은 요즘같이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계절에 생활관리를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해야 한다. 특히 열대야로 장기간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 만성 피로와 면역력 저하로 방광염 재발 위험이 커지며, 다른 만성질환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평소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자주 깨 소변을 보는 분들은 일상에서 노력에 따라 야간뇨를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잠자기 서너 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음식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취침 2시간 이내에는 과일, 음료수, 물 등 수분이 많은 음식물을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이뇨작용과 각성 효과를 부추기고 방광 점막을 자극하는 커피와 홍차, 탄산음료, 카페인이 든 음료는 절대 삼가야 한다.

야간뇨로 고생하는 분들은 낮에 햇빛 아래서 한 두시간 산책을 하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D가 생성되며 뼈가 튼튼해지고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가 증가한다. 이 호르몬은 밤에는 멜라토닌으로 바뀌며 숙면에 도움을 준다. 저녁에 가벼운 운동을 한 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긴장된 근육들을 이완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끝으로 잠들기 전 TV나 핸드폰을 보지 말고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몸을 축 늘어뜨리고 아랫배로 깊고 천천히 복식 호흡을 하면 숙면에 많은 도움이 된다. 

더운 여름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방광염 예방에 중요하다.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방광은 위로는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과 연결되고 아래로는 소변 배출 통로인 요도가 있다. 여성들은 특히 요도의 길이가 2cm 정도로 짧고 직선으로 이어져 세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항문과도 가까워 대소변 시 장내 세균이 회음부와 질 입구에 증식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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