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뇌에 가장 직접적인 독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두 시간 안에 소주 네 잔 이상은 마시지 말라"고 경고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11/76090_85328_3126.jpg)
유성호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두 시간 안에 소주 네 잔 이상은 마시지 말라"고 경고했다. 27년간 부검을 하며 수천 건의 죽음을 지켜본 그는 "술은 뇌에 가장 직접적인 독"이라며, 과음이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니라 뇌 손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최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사람의 뇌는 35세 이후 매년 0.2~0.5%씩 자연적으로 줄어드는데, 술을 자주 마시면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며 "술을 많이 마시면 실제로 뇌가 위축되고, 그 빈 공간을 물이 채우게 된다. 머리가 텅 비는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가 줄어들면 충격에 약해져 경막하출혈 같은 손상 위험이 커진다"며 "알코올이 뉴런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마시되 반드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고도 전했다.
적정 음주량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인 기준으로 "두 시간 안에 소주 4~5잔을 넘기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립 알코올남용·알코올중독연구소(NIAAA)의 기준을 인용해 "혈중알코올농도가 0.08%를 넘으면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본다"며 "이는 소주 약 3분의 2병, 4~5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연말 송년회가 시작되는 시기인데 '먹고 죽자'는 식으로 마시다간 큰일 난다"면서 "천천히, 즐겁게 소주 세네 잔 나누는 게 적당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알코올은 인체 거의 모든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 점막을 자극하고, 간에서는 지방이 축적돼 지방간으로 이어지며, 심혈관계에서는 혈압을 높이고 부정맥 위험을 키운다. 장내 세균 균형도 무너뜨려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결국 과음은 '만성 염증'을 전신으로 퍼뜨리는 셈이다.
하지만, 술을 피하기 어렵다면 '2시간 룰'을 기억하면 된다. 두 시간에 소주 네 잔(여성 기준), 다섯 잔(남성 기준)을 넘기지 않으면 폭음 구간으로 들어갈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안주는 기름지고 짠 음식보다 단백질·채소 위주로 구성해 위 자극을 줄이고, 물은 잔마다 한 컵씩 병행하면 알코올 흡수를 늦출 수 있다. 과음한 뒤에는 며칠간 금주하며 간과 뇌가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숙취를 완화하려는 시도도 많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덜 마시는 것'에 있다. 최근에는 필름형 헛개나무 숙취해소제 등 간 기능 보호와 알코올 대사 촉진을 돕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숙취 증상 완화, 염증 반응 조절 등을 내세운 닥터필 '술깨Q'처럼 흡수율을 높인 제형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 역시 보조적 수단일 뿐이라며 "숙취 해소제보다 중요한 건 속도와 양 조절"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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