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 안들리면 대화 내용 놓치고 자주 되물어 산만해져
청소년기 난청은 ADHD로 오해, 노년기는 치매유발 우려
청력재활 최고의 방법은 보청기 착용…뇌 기증 저하 예방

주변이 산만하고 집중을 잘 못하는 학령기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집중력 저하가 계속된다면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서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에도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일단 난청이 의심이 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보청기 착용과 같은 치료를 적극 해야 청력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주변이 산만하고 집중을 잘 못하는 학령기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집중력 저하가 계속된다면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서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에도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일단 난청이 의심이 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보청기 착용과 같은 치료를 적극 해야 청력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공부나 업무, 또는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집중력 저하는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경험할 수 있으며, 수업 시간에 산만하거나 말을 자주 되묻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대화 내용을 자주 놓치거나 멍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주변으로부터 "딴 생각을 하느냐"는 말을 듣거나, "나를 무시하느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의도와 상관없이 집중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이는 단순한 주의력 문제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이러한 집중력 저하는 청력 저하, 즉 난청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문제는 난청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를 나의 부주의함으로만 보고 이를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성근 원장은 "청력이 우리의 집중력에 많은 영향을 주는 이유는 청력이 단순히 소리를 감지하는 감각 기능일 뿐만 아니라, 뇌의 인지 기능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수업이나 회의, 대화 등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언어 정보를 듣고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난청이 생기면 말소리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려워지고, 뇌로 가는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서, 부족한 청각 정보를 보완하기 위해 뇌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고, 이는 과도한 피로감 뿐만 아니라 집중력 저하, 피로감, 스트레스, 또는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연령별 난청과 그에 따른 악영향과 오해에 대해 알아봤다.

◆아동 및 청소년기: 난청, ADHD로 오해받기도= 최근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게서 정상 청력과 경도난청의 경계 상태인 '최소 청력 손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최소 청력 손실은 정상 청력으로 분류되지만, 교실처럼 소음이 많은 공간에서는 교사의 말을 명확히 듣기 어려워 집중력 저하나 성적 부진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년) 결과, 12~19세 청소년 중 한쪽 귀의 최소 청력 손실 비율은 5.15%, 양쪽 귀의 비율은 0.76%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내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률 증가로 인해 소음성 난청이 있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난청이 있는 아이는 수업 내용을 놓치거나 말을 자주 되묻거나 산만한 행동을 보여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성인기: 난청, 과도한 피로감과 스트레스 유발= 성인에게 난청 증상은 집중력 저하 뿐 아니라 과도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보완하기 위해 뇌가 과도한 에너지를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청이 있는 경우 상대방의 입 모양을 유심히 보거나 필요 이상으로 귀를 기울이는 등의 제스쳐를 취할 수 있다. 난청으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는 사회생활을 많이 할수록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난청으로 인해 업무 또는 회의 중 대화 내용을 자주 놓친다면 놓친 청각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뇌가 과부하가 걸려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심하면 머리가 멍해지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노년기: 난청,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 유발= 고령층에게 난청은 단순히 '소리를 못 듣는 문제'를 넘어 뇌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난청으로 인해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말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뇌의 베르니케 영역의 뇌피질부가 위축되어 경도 인지장애 및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고도 난청인의 치매 발생 위험은 약 5배, 중도 난청인은 약 3배, 경도 난청인은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즉, 청력 저하는 뇌의 노화를 가속화시켜 경도 인지장애나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난청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는 단순히 집중을 더 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청력이 올바른 청력재활 없이 개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아동기부터 노년기까지, 안전하게 여겨지는 청력재활 방법은 보청기 착용"이라며 "보청기는 사용 시 수술이 필요 없어 비침습적이며 오래 착용해도 부작용이 없는 의료기기로, 보청기를 통해 많은 소리 자극을 뇌에 전달받고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면 난청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뇌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청각학회 국제학술지 '귀와 청력'(Ear and Hearing)에 게재된 한양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노인성 난청 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하면 착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25%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보청기가 난청인에게 단순히 소리를 키워주는 기기가 아니라, 뇌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켜 집중력 저하, 스트레스 및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중요한 재활 의료기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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