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인지기능 회복에 결정적 역할… 주기적 스트레칭도 효과적
![일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어느 정도 강박적인 상태가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11/76086_85316_2445.jpg)
누구나 시험을 잘 보고 싶어 하고, 노력한 만큼 또는 그 이상의 성적을 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험장 안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 경우 강박 상태가 원인일 수 있다.
강박 상태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생각이 계속 떠오르고 이것을 떨칠 수 없는 상태'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증상이다.
특히 일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어느 정도 강박적인 상태가 된다. 강박에도 정도가 있다. 불안하고 초조해서 시험 준비를 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어느 순간부터 머리가 멈춘 것처럼 느껴지고 자신이 한없이 무능해진 듯한 좌절감이 따라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단순히 피로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학습에 대한 과부하가 뇌의 인지기능과 정서 체계에 부담을 주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인지 과부하(Cognitive overload)'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뇌는 기본적으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돼 있다. 특히 계획, 판단, 집중, 문제 해결과 같은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전두엽은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시간 압박이나 정서적 부담이 늘어나면, 전두엽의 활동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각이 잘 안 나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때 기억력이나 집중력, 판단력이 일시적으로 둔해지고, 일상적인 언어 능력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
만성적인 과로와 수면 부족, 정서적 소진이 겹치게 되면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은 더 급격하게 떨어진다. 뇌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 스트레스는 해마의 기능을 전두엽과 해마 간의 연결성도 방해해 학습과 기억, 감정조절 능력까지 전반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해마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용체가 두 가지 존재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저농도 수용체와 고농도 수용체가 있는데 저농도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기억이 잘된다. 이는 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오히려 기억을 항진시킨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외부 상황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민하거나 불안한 사람들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이 고농도로 나오게 된다. 이 경우 해마에서는 고농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용체가 활성화돼 오히려 기억 저장을 방해한다.
![만성적인 과로와 수면 부족, 정서적 소진이 겹치게 되면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11/76086_85317_254.jpg)
뇌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여유 공간이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메모리의 여유 공간이 충분해야 더 원활하게 컴퓨터가 구동되는 것과 같은 논리다.
박이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휴식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뇌 기능을 재조정하고 재충전하는 시간이다. 특히 수면은 인지기능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 정서 조절 능력 모두가 급격히 떨어지고, 이는 다음 날의 생산성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학습하는 중간중간에 짧은 인지 휴식을 넣는 것이 효과적이다. 50분 공부하고 1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거나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휴대전화를 떼어 놓고 온전하게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뇌에 충분한 회복 시간을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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