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가격 낮추고 용량 줄이고…초저가 채널에 맞게 가격 설정
![다이소 매봉역점 뷰티존 [사진=남연희 기자]](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4/72330_79353_2618.jpg)
'초고가'와 '초저가'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국내 뷰티 시장에 화장품 브랜드들이 다이소를 새로운 판매 채널로 삼으며 출격하고 있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오프라인 판매채널에서 다이소를 빼놓고 성장을 논하기 힘들어졌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환경이 위축되면서 초저가 상품 선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500곳을 웃도는 오프라인 매장을 장착한 다이소는 올리브영 만큼 접근성이 높고 협업 제품을 통해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가성비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며 "특히 브랜드나 판매 채널보다는 제조원 등을 통해 화장품 품질을 확인하는 소비 패턴도 정착돼 있어 새로운 화장품 유통 채널 중 하나로 다이소가 떠오르고 있다"며 "과거 '저렴이'로 불리던 제품들도 이제 이름표를 '다이소 대란템'으로 바꿔달았다"고 덧붙였다.
다이소는 2021년부터 뷰티 품목을 강화해 왔다. LS증권에 따르면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도 2023년 하반기 18개 브랜드, 190여개 품목이었던 것이 지난해 말 기준 60여개로 늘어났고, 취급 품목수도 346개로 증가했다. 오린아 연구원은 "지난 한 해 뷰티 매출 신장률은 144%로 세 자릿수 점프했다. 기초 화장품 200%, 색조 화장품 매출은 80%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화장품 업체들도 속속 다이소 전용 제품을 선보이며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1세대 로드숍 브랜드들도 다이소에 출격하며 한 자리에 모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다이소 고객을 타겟 삼은 마몽드의 세컨드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런칭하고 8종의 라인업을 구축해 판매에 나섰다. 수분 토너(200ml), 수분 크림(60ml), 클렌징 폼(120ml), 모공 앰플(50ml), 수분 앰플(50ml) 5000원, 리퀴드 마스크(2ml 6개입), 트러블 밤(10ml) 3000원, 모공 패드(3매입) 1000원 등으로 모두 5000원 이하다.
LS증권에 따르면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하면서 이 기간 매출액만 약 30~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CJ올리브영이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브랜드들에 대한 지표를 공유했던 것을 고려하면 '미모 바이 마몽드'의 성과도 고무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브랜드 에뛰드도 지난 2월 말 서브 브랜드 'Play 101'을 런칭하고 아이, 페이스, 립 등 25종을 출시하며 색조에 힘을 줬다.
LG생활건강도 다이소 브랜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4월 온더바디의 세컨드 브랜드인 '퓨어더마'를 런칭한데 이어 9월에는 CNP의 세컨드 브랜드 'CNP Bye od-td'를 다이소 전용으로 입점시켰다. 올해 2월에는 더페이스샵의 바디케어 라인과 헤어케어 라인이 입점했고, 코드글로컬러도 3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입점하고 있다.
토니모리도 지난해 4월 '본셉'을 출시하고 재미를 봤다.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가 넘게 팔렸다.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성분인 레티놀을 주요 성분으로 한 제품군인 '레티놀 2500IU 링클샷 퍼펙터'는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현상까지 빚었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화장품들은 모두 다이소 균일가 정책에 따른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5000원 미만으로 형성돼 있는 가운데 기존 브랜드의 가격 거품도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용량 대비 가격이 50% 이상 저렴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모 바이 마몽드 브랜드는 초저가 채널에 맞게 가격을 설정하고 개발한 제품으로 용기 가격을 낮췄다. 그만큼 마진율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도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자 다이소 전용 저가 라인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용량과 용기의 단순화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다른 브랜드 고객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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