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 떨어지면 머리만 움직여도 '빙글'
'이석 치환술' 1~2회 치료로 호전 가능

가수 레이디제인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석증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사진=레이디제인 유튜브 캡처]
가수 레이디제인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석증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사진=레이디제인 유튜브 캡처]

가수 레이디제인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석증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에는 메스꺼움 때문에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했고, 기사에게 검정 봉투까지 건네받았다며 "숙취 승객으로 보셨을 것"이라고 웃었다. 치료 후 산책을 하니 좀 나아졌다며 근황을 전했다.

어지럼증의 대표 원인 중 하나인 '이석증(양성 돌발성 체위현훈)'은 귀 안쪽에 있는 작은 칼슘 결정(이석)이 제자리에서 떨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원래는 균형을 잡는 데 쓰이는 이석이 반고리관이라는 통로 속으로 흘러 들어가면,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뇌가 '빙글 돈다'고 잘못 느껴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증상은 비교적 뚜렷하다. 침대에서 몸을 돌릴 때, 머리를 뒤로 젖힐 때, 고개를 숙일 때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찾아온다. 대개 몇 초에서 1분 안에 멎지만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동반할 수 있어 일상생활이 버거울 정도로 힘들 수 있다. 대부분 양성 질환이지만,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한쪽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말이 어눌해지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석증은 피곤하거나 수면 패턴이 흐트러진 시기, 수술이나 병으로 오래 누워 지낸 뒤, 머리를 갑자기 크게 돌리거나 젖힌 뒤 증상이 시작됐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을수록, 머리 외상을 겪은 적이 있거나 골다공증·경추 질환, 비타민D 결핍 등이 있는 경우 발생과 재발 위험이 높다는 연구도 보고돼 있다.

예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장기간 같은 자세로만 누워 지내는 습관을 줄이고,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확 젖히거나 빠르게 돌리는 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햇볕 노출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비타민D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이석 치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힌다. 대부분 1~2회 정도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다만 어지럼증이 심한 날에는 머리를 갑자기 돌리거나 자세를 급하게 바꾸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치료 전후에는 천천히 움직이고 충분히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레이디제인은 지난 7월 쌍둥이를 출산했다. 임신과 출산기를 거치는 동안 여성의 몸은 호르몬 변화와 체중 증가, 칼슘·비타민D 대사 변화 등을 겪는데, 이런 변화가 귀 속 평형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실제로 임신 중 처음으로 이석증을 진단받은 사례나, 골밀도·비타민D 변화와 이석증의 연관성을 제기한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개개인의 이석증 발생 원인을 출산과 단정적으로 연결할 수는 없으며, 산후 일정 기간 동안은 수면 부족·체력 저하·영양 불균형이 겹치면서 어지럼증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 정도만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석증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일상에 큰 불편을 주는 질환"이라며 "특히 반복되는 어지럼증을 단순 피로나 빈혈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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