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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 (ENA·SBS Plus)에서 여성 출연자들의 첫인상 선택 결과가 공개됐다. 이날 여성 출연자 7명 중 6명의 표가 2명의 남성 출연자에게 몰려 표를 받지 못한 다른 남성 출연자들을 당황케했다. 28기 여성 출연자들은 서로의 선택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개별적으로 첫인상 남성을 골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인물에게 표가 몰린 것은, 인간이 첫 만남에서 비슷한 매력 신호를 직관적으로 포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영희 마음코칭심리연구소 센터장에 따르면 "연애 프로그램에서 특정 인물이 많은 호감을 얻는 경우, 대개 그 인물이 보여주는 태도가 안정 애착형의 특징과 닮아"있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감정을 안정적으로 다루며,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이면, 다수의 사람들에게 '안전 신호'로 읽히고 자연스럽게 호감이 집중"된다

인간 아기는 생존을 위해 보호자를 빠르게 구별해야 했기에 타인의 표정, 목소리 톤, 신체 자세 같은 미세한 단서를 몇 초만에 종합해 '이 사람은 안전하다/위험하다'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진화적으로 발달됐다. 여기에 개인이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애착유형과 학습 경험이 더해지면서, 짧은 시간에도 직관적으로 끌림을 느끼게 된다.

김 센터장에 이러한 반응이 '내적 대상 표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 경험한 '좋은 돌봄'의 기억이 현재의 누군가와 닮아 있을 경우, 즉각적인 친숙함을 느끼고 끌리게 된다. 이는 곧 새로운 사람을 처음 보는게 아니라, 자신의 안에 저장된 과거 인물의 이미지와 겹쳐서 보는 것과 같다.

사회심리학 관점에서는 '첫인상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처음 몇 초에 받은 인상이 상대방 전체를 규정하고, 한두 가지 긍정적 특징이 나머지 영역까지 좋아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짧은 순간의 강렬한 끌림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진화적 본능과 사회적 학습이 겹쳐 만들어낸 복합적 반응이다. 연애 프로그램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겪는 '첫인상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첫 만남의 몇 초가 이후의 관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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