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심, 급격한 시력 저하 등 증상 나타나
일상생활 어려울 정도라면 수술 고려해야

#. 60대 남성 김모 씨는 최근 들어 책이나 스마트폰 글자가 또렷하지 않고 겹쳐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야간 운전 시 전조등 불빛이 퍼져 보이면서 눈이 쉽게 피로해져 장거리 운전을 포기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노안이라 생각했지만, 안과 진료 결과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진 않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생활 불편이 점차 커지자 수술을 고민하게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3 주요 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63만 787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백내장은 수정체 노화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안약 사용 등으로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지만 결국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질환의 증상은 수정체가 혼탁한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라면 수정체 혼탁이 시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상 징후를 느끼기 어렵지만, 진행하면 사물이 뿌옇게 흐려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질환이 진행할수록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며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눈부심, 대비감 저하, 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술시기를 같은 기준으로 정하기 어려운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하다.
책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볼 때 글씨가 겹쳐 보이거나 야간에 운전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시야가 뿌옇게 보여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느낀다면 백내장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환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조기에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향후 환자의 몸 상태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백내장 초기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수술을 권장하며,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빠르게 수술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짧지만 백내장 정도와 위치에 따라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삽입된 인공수정체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 한두 달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수술 후 눈에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소염제 등 처방받은 안약을 잘 점안해줘야 하고 인공수정체 탈구 예방을 위해 눈에 외부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거나 건드리면 눈에 자극을 주고 인공수정체 탈구를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수술 후 약 한 달간은 취침 시 안대 착용을 권고한다.
또한, 금연 및 금주를 하고 헬스나 수영 등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정 기간 사우나, 목욕, 염색 등을 피하고 수술 후에도 주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경과를 확인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영채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환자마다 시기나 증상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백내장이 진행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장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눈 상태를 점검해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지는 않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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