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산소저하·미세혈관 손상이 인지저하로

수면무호흡증의 다양한 증상 중 하나인 코골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수면무호흡증의 다양한 증상 중 하나인 코골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잠버릇 정도로 여겨지던 '코골이'가 뇌 건강을 위협하는 조기 경고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신경과 전문의 바이빙 첸은 최근 코골이가 수면 중 반복적인 호흡 정지(폐쇄성 수면무호흡증, OSA)로 이어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끊기며 미세 혈관 손상이 누적돼 '무증상 뇌졸중'과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10년간 1만 8000여 명을 추적 분석해, OSA가 의심·확진된 여성에서 동일 연령의 남성보다 치매 위험 신호가 더 자주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장기추적에서 여성의 위험 격차가 나이가 들수록 벌어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뉴욕대 연구에선 코골이·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들이 경도인지장애(MCI)를 평균 약 10년 일찍 겪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양압기(CPAP) 치료를 꾸준히 한 군은 인지저하 시점이 비치료군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단서도 보고됐다.

뇌 구조와 관련해서는, 수면호흡장애가 뇌 회백질·해마 등 인지 관련 영역의 이상과 연관될 수 있다는 영상연구·종설이 축적됐다. 다만 연구마다 대상과 분석법이 달라 일관된 방향성만 제시될 뿐, 인과를 단정하긴 이르다. 일부 연구에서는 수면호흡장애가 깊은 수면 단계 진입을 방해해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의심되면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PSG)'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의심된다면 전문 진단의 핵심은 수면다원검사(PSG)다. 하루 7~8시간을 자도 늘 피곤하거나 두통·집중력 저하가 지속될 때, 밤중에 질식감이나 숨이 막혀 깨어나는 경험이 잦을 때, 특히 등을 대고 잘 때 심한 코골이가 반복될 때는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고혈압이나 비만, 목둘레 증가, 만성 비강질환까지 동반된다면 위험이 더욱 높다. 이런 경우 PSG를 통해 무호흡-저호흡지수(AHI) 등을 정확히 확인한 뒤 양압기(CPAP), 구강장치, 수술 등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코골이·수면무호흡, 뭐가 효과 있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치료법은 근거와 권고 수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우선 양압기(CPAP) 치료는 중등도 이상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의 1차 치료로 꼽힌다. 산소 저하와 무의식적 각성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사용하는 순응도 관리가 필요하다. 구강내장치(MAD)는 경증~중등도 환자나 양압기 사용이 힘든 성인에게 권고된다. 효과는 양압기보다 떨어지지만 착용 순응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으며, 수면치의학 전문의의 맞춤 제작이 필수다. 수술적 치료는 해부학적 폐쇄 원인이 분명할 때 선택할 수 있는데, 효과와 재발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생활습관 교정이 1차적으로 권고된다. 체중 감량, 금주(특히 취침 3시간 전 음주 금지), 금연, 옆으로 자기(측와위), 상체를 높여 자기, 규칙적인 수면, 비강 알레르기 치료가 포함된다.

집에서 바로 해볼 수 있는 관리

집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체중을 5~10%만 줄여도 기도 폐쇄 위험이 감소하며, 음주와 진정제는 인두 근육을 이완시켜 코골이를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옆으로 자는 자세를 고정하기 위해 테니스 공을 잠옷에 붙이거나 바디필로우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코막힘 완화를 위해 취침 전 미온 식염수로 비강을 세척하거나,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의사 처방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비강 확장기는 일부 환자에서 코골이 소리를 줄이지만 근본 치료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수면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 일정한 취침·기상 습관, 과로와 수면 부족을 피하는 것이 코골이 악화를 막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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