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 환자 수 내년 100만 명 돌파 예상
수면은 뇌를 회복시키는 강력한 '자연 치유 메커니즘'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와 타우(tau)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의 주요 병리적 원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9/75316_83645_623.jpg)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달 21일은 치매관리법에 따라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치매 극복의 날'이기도 하다. 정부는 치매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환자·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치매 극복의 날'을 지정하고 매년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수는 내년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이미 300만 명에 달했다. 치매 예방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의료계는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치매 예방의 지름길로 여겨진다. 치매의 원인 물질이 수면 중 뇌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와 타우(tau)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의 주요 병리적 원인이다. 이 단백질의 축적과 상호작용이 치매의 발생과 진행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이들 물질의 축적을 막기 위해선 '글림파틱 시스템(Glymphatic System)'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글림파틱 시스템은 일종의 '청소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뇌에서 신경 노폐물, 특히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치매 원인 물질을 내보내는 하수구 역할을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있는 사람의 약 40% 정도가 치매 또는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높다. 숙면을 취하고 적정한 수면 시간이 유지돼야 '글림파틱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이 하수구가 제 기능을 못한다. 결국 치매 유발 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물질이 뇌에 쌓이게 되고, 치매 또는 관련 병리 작용을 일으킨다.
불규칙한 수면이 기억력 저하, 집중력 약화 등 인지 기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대한치매학회는 보고서를 통해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약 1.5배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치매라는 질환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의 절대적 숙명은 아니다. 생활습관과 환경을 개선하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박기형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중 뇌에서는 기억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노폐물이 배출되기도 한다. 수면량이 적절치 않으면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뇌 질환 위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수면 유도 물질) 생성이 줄어든다. 국내 노인 절반가량이 수면 문제로 병원을 찾는 상황"이라며 "수면은 뇌를 청소하고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자연 치유 메커니즘'으로, "정신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일정한 수면'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수면 습관에 대해선 "주말 늦잠이나 평소보다 긴 수면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려는 습관은 오히려 뇌의 생체시계를 더 흐트러뜨려 불면과 피로를 악화시킨다. 평일·주말 관계없이 수면 및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할 때 뇌 속 생체시계(Circadian Rhythm)가 안정되고, 체온과 호르몬 등 신체 기능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도 숙면을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수면 전문기업 시몬스는 수면연구 R&D 센터에서 온도, 습도, 기류를 조절할 수 있는 챔버와 침대 전용 써멀 마네킹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한다. 다양한 환경에서 숙면과 수면 환경의 영향을 분석해 한국인의 체형과 수면 습관, 라이프스타일 및 국내 기후에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기 위함이다. 이 외에도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생산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 등 '국민 매트리스 3대 안전 키워드'를 실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수면 실천 방안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취침 및 기상하는 생활 패턴 ▲성인 기준 하루 7시간 내외의 충분한 수면 확보 ▲수면을 방해하는 전자기기 사용 최소화 ▲적절한 매트리스와 조명 관리 등 수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은 치매 예방뿐 아니라 스트레스 완화, 우울증 예방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 증진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