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형 치매 진단시 정확한 환자 증상 설명 매우 중요
![초기 단계부터 우울증 등 기분장애가 동반되는 경우, 별일 아닌 것에 쉽게 화를 내는 등 감정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9/75447_83875_5234.png)
#. 추석 연휴, 모처럼 고향에 내려간 40대 A씨는 식사 자리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어머니가 몇 번이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더니, 잠시 후에는 A씨의 아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것이다. 평소에도 깜빡깜빡하신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건망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혹시 치매일까?'라는 걱정이 마음을 짓눌렀다. 명절처럼 가족이 모이는 시기에야 비로소 부모님의 변화가 눈에 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하는 신경퇴행성 치매다. 뇌졸중 등 뇌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가 20~30%, 나머지 10~30%는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호발 연령은 65세 이후에서 가장 흔하다. 서서히 발병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과가 특징이다. 주된 증상으로는 기억 장애, 지남력(오늘 날짜, 현재 시각, 본인이 있는 장소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장애, 주의력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기능 장애, 전두엽 기능 장애 등과 같은 신경인지기능 이상이다.
초기 단계부터 우울증 등 기분장애가 동반되는 경우, 별일 아닌 것에 쉽게 화를 내는 등 감정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병이 점차 진행하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는 망상, 헛것을 보는 환각, 음식이나 돈에 대한 집착이나 특정 물건들을 주워오는 이상행동 등이 발생할 수 있다.
![MRI만으로 치매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반드시 인지기능검사를 통한 인지평가가 선행돼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9/75447_83876_5431.jpg)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진단할 때는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와 비교해 인지기능 변화가 있는지, 있다면 언제부터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후 인지기능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등을 시행해 진단을 내린다.
치매안심센터나 병원 초진 진료 시 시행하는 10~15분 가량의 인지검사는 환자의 인지기능 수준을 간략하게 파악하는 선별검사다. 여기서 문제가 파악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1~2시간이 소요되는 정밀인지기능검사를 받게 된다.
정밀인지기능검사에서 치매 또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확인되면 어떤 원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뇌영상검사(뇌자기공명영상, MRI)를 시행한다. MRI만으로는 치매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반드시 인지기능검사를 통한 인지평가가 선행돼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을 뿐, 일상생활을 스스로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다. 즉 치매와 경도인지장애의 가장 큰 차이는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여부다. 두 진단은 완전히 다른 병이라기보다는 서로 이어진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발생하는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장혜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매년 인지기능검사를 추적 관찰해 기억력 저하의 악화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우울증 역시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전문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매로 이행되지 않고 인지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인 노화로 인해 젊었을 때보다 인지 기능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기억력이 눈에 띄게 나빠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치매를 의심하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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