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바이오시밀러 허가기간 406일→295일 단축 추진
업계 "제품 출시 일정 영향 없어…R&D 비용 감소가 핵심"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개발되는 복제 의약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개발되는 복제 의약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혁신에 나선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여 경쟁력 강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2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제품 허가 기간 단축이 추진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열린 부처합동 '바이오 혁신 토론회'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신약에 대한 수수료 개편 등 허가 혁신방안을 바이오시밀러 허가에도 적용해 허가기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심사역량 강화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허가기간을 기존 406일에서 295일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개발되는 복제 의약품이다. 이미 제조판매·수입품목 허가를 받은 품목과 품질 및 비임상·임상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된 생물의약품을 말한다. 

다만 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복잡한 제조 공정과 임상시험이 필요해 허가 절차가 비교적 까다롭다. 당국은 안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면제 등 임상 간소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전통제약사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시밀러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전통제약사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한 업체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가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전통 제약사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시밀러 제품 개발에 성공한 삼천당제약은 캐나다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일본 허가 취득 소식도 전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사업 확장에 분주하다. 

동아에스티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이뮬도사 미국 판매는 글로벌 제약업체 인타스(Intas Pharmaceuticals Limited)가 맡는다. 미국에서 제품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이뮬도사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바이오시밀러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바이오시밀러(BS) 사업부를 꾸렸다.

이처럼 전통 제약사들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뛰어들어 포트폴리오 확장 돌파구를 찾는 상황으로, 당국의 제도 개선 의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만 일각에선 허가 기간 단축이 제품 출시를 앞당기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돼야 시장에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가 절차가 빨라지더라도 특허 장벽 앞에서 대기해야 하는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특허 기간 만료 전 마무리된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개발과 유통사 확보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특허 만료와 동시에 최대한 빨리 시장에 들어가야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 보건당국의 허가 기간 단축이 제품 출시 일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키우는 실질적 효과는 임상시험 절차 간소화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성 입증을 위한 대규모 3상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당국이 검토 중인 3상 시험 간소화가 현실화되면 관련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이 간소화되면 연구개발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R&D비용에서 임상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는 약가 인하 요인으로도 작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약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도 공급가가 낮아지는 등 영향으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약을 구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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