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 5년생존율 39.4%에 불과
이중면역항암요법, 5년 전체생존율 표적치료제 대비 2배 이상↑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민경윤 간환우협회 회장은 간암 환자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이중면역항암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간암. 간암 환자의 5년생존율은 39.4%에 불과하며, 대다수 환자가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간경변 등 기저 간질환을 가지고 있어 치료가 어렵고 재발 위험도 크다. 따라서 1차 치료부터 간 기능을 저하시키지 않으며 장기 생존까지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이중면역항암요법'(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은 간암 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HIMALAYA 임상 연구의 5년 추적 결과에 따르면, 5년 전체생존율이 19.6%로, 대조군인 표적치료제(9.4%)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간 기능을 악화시키지 않아, 고령이거나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해당 치료법은 아직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은 수백만 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본인 부담으로 감당해야 하며, 이로 인해 치료를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신속한 급여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경윤 사단법인 간환우협회 회장을 만나 이중면역항암요법 급여 필요성에 대한 환우회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민경윤 간환우협회 회장 [사진 = 간환우협회]
민경윤 간환우협회 회장 [사진 = 간환우협회]

협회 소개, 그리고 간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에 대해 듣고싶다.

간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치료제 접근성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2022년 3월 공식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환자들과의 온라인 소통 및 정보 공유 등을 진행하며, 간질환 및 치료 정보를 담은 무료 계간지 '행복나눔'을 발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간암은 '침묵의 살인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많은 환자들이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다. 또한 대부분 기저 간질환으로 이미 간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다. 고령 환자도 많아, 체력적으로 치료를 끝까지 버텨내는 것도 큰 걱정거리다.

간암에서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병용요법이 급여되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한 이유는?

면역항암제와 함께 쓰는 표적치료제는 위식도 정맥류 출혈 같은 부작용 위험이 있다. 이는 한번 생기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일부 환자들은 치료를 중단하거나 사전에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특히 고령 환자가 많은 간암 특성상, 간 기능을 악화시키지 않으며 환자가 치료를 견딜 수 있는 급여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 치료 옵션이 다양해야 장기적인 생존율도 높아진다.

이중면역항암요법에 대한 환우회의 반응은?

환자들은 이중면역항암요법이 치료 성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으며, '완치의 희망'을 꿈꾸기도 한다. '5년 생존'이라는 말은 사실상 완치나 다름없다.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떤 치료가 5년 생존 가능성을 보였다고 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벅차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 마음뿐인데, 이 치료법이 그 길을 열어준다면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대하게 된다.

실제로 환우회에서도 환자들은 이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간 기능 저하나 위식도 정맥류 출혈 등 부작용 위험으로 기존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부작용 발생률이 낮고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점에서 큰 희망이 된다.

이중면역항암요법에 빠른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이유는?

좋은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 때문에 선택하지 못한다. 수백만 원씩 드는 치료를 환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간암과 싸울 수 있는 무기가 더 많아지는 건 중요하다. 사망률이 높은 만큼 다양한 치료법이 마련되고,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무기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치료제 급여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환자와 가족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일이다. 이중면역항암요법이 하루빨리 급여 적용돼, 환자들이 치료비 걱정 없이 삶을 지켜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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