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국 성인 384만명 추적…구강질환, 암 사망률까지 높여
![우리나라에서 구강질환이 있는 사람은 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더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7/74193_81780_1838.jpg)
충치나 잇몸질환 같은 구강질환이 단순히 치아 건강을 넘어 암 발생과 사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계형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와 이승연 서울시보라매병원 공공부문 박사 연구팀은 국내 성인 약 384만명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구강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전체 암 발생률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모두 더 높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구강검진을 받은 384만 5280명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 자료를 연계해 10년 이상 추적 조사했다. 분석 대상 구강질환은 충치, 치은염(잇몸 염증), 치아 상실 등 세 가지였다.
전체 암은 총 18만 1754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구강질환이 있는 경우 암 발생률이 더 높았다. 특히 치아가 빠진 경우에는 대장암이 13%, 간암 9%, 위암 8%, 폐암 4% 더 많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잇몸질환인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각각 8%, 7% 증가했다.
암 사망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전체 암 사망자 수는 3만 7135명이었으며, 구강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2% 높았다.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전립선암 사망률은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은 14%, 폐암은 8% 각각 상승했다. 치은염도 간암 사망률을 11%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영향은 50세 이상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해당 연령층에서 치아 상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높였으며, 위암·대장암·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에서 높은 발생률이 관찰됐다. 또 소득 수준이 높은 집단이나 흡연 경험이 있는 집단에서도 암 위험 증가가 더 크게 나타났다.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구강질환은 위암, 대장암,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김계형 교수는 "입속 질환은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이 염증이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암의 발생이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위생 관리가 암 예방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국 단위 구강검진 자료와 건강보험, 사망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구강질환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밝힌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프로그레스(Science Progres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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