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악의 '소비 절벽'에 직면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퀵커머스'를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삼고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판을 넓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주요 23개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15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는 동안 오프라인은 1.9% 감소하며 '온탕과 냉탕' 사이에 놓여있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출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소비심리 위축 등 영향 탓에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가리켰다. 대형마트는 올해 1월 매출이 16.1% 점프했지만 2월(-18.8%)을 기점으로 3월(-0.2%)과 4월(-3.1%) 모두 하락 그래프를 그렸고, 새해 첫 달 10.3%라는 의미 있는 숫자로 올해를 출발한 백화점도 2월(-3.6%)에 이어 3월(-2.1%), 4월(-2.9%) 역성장했다.

특히 편의점은 출점 포화가 현실화되면서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데 이어 4월에도 -0.6% 주저앉았다. 분기 매출이 추락한 것은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올 1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는 사이 편의점은 1.7%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2월에는 4.6% 감소하며 코로나19 창궐 이후 5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3월은 다행히 회복세로 돌아서며 1.4% 증가했지만 4월에는 다시 뒷걸음질 치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생존 위기에 몰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점포수도 축소하며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백화점(-3.3%)와 대형마트(-0.8%), 그리고 편의점(-0.2%)까지 몸집을 줄이며 '퀵커머스'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점포 반경 2㎞ 내외 거주 고객이 배민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로 장바구니가 집 앞으로 배달된다.

이에 앞선 2022년 이마트는 도심형 물류거점(MFC)을 구축해 1시간 내 주문 물품을 배송하는 '쓱고우'라는 브랜드를 갖추고 퀵커머스에 진입했지만 수익성 문제로 1년 만에 이 사업에서 발을 뺏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민에 입점해 간접적인 서비스 방식이라 비용 효율성과 신규 고객 창출 효과를 내면서 수익 신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 4월 말부터 배달의민족과 협업해 대형마트에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했다. 2021년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하는 즉시배송을 운영하면서 퀵커머스 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해 온 홈플러스는 대형마트를 거점으로 하는 퀵커머스까지 새롭게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한 층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기반의 퀵커머스는 상품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인 물류거점 확보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며 "홈플러스 점포는 주거밀집지역 요지에 자리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고, 이미 대형마트를 예약배송 방식의 '마트직송'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편의점 CU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네이버 지금배달' 서비스에서 배달 및 픽업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1만8500여 개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한 퀵커머스를 제공함으로써 접근성과 쇼핑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경 1.5km 내 CU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배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2023년 12월 익일배송을 시작으로 퀵커머스로 영역을 확대한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휴일도착 서비스까지 갖추면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에 주문한 상품이 배송된다. 이 서비스는 설과 추석 연휴, 광복절, 택배없는 날을 제외하면 357일 이용 가능하다. 이에 앞선 4월부터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오늘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주문에서 도착까지 단 4시간 만에 고객의 손에 상품이 전달된다.

온라인 배송 역량 강화를 통해 더 많은 고객 모시기에 나서며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K뷰티 리더' 올리브영은 전국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옴니채널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매장에서의 고객 행동 패턴을 분석해 온라인 전략에 반영하고, 온라인 주문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도심 물류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동시에 옴니채널 전략 강화를 위해 물류와 IT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병행됐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글로벌 겨냥 안성물류센터와 비수도권을 담당할 경산물류센터를 차례로 오픈한 바 있으며 이외 도심형 물류 거점(MFC) 구축에만 140억원을 투입했다.

2018년 '오늘드림' 서비스를 도입한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27.6%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오늘드림'이라는 퀵커머스 서비스가 전국으로 빠른 속도로 확장하면서 그 비중도 증가세"라며 "'오늘드림' 고성장이 온라인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매경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