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 작년 매출 약 61조… 비만약이 실적 견인
위고비 효과 톡톡… 지난해 위고비 매출 12조… 전년 대비 86% 급증

GLP-1 유사체인 GLP-1 수용체작용제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만치료에 쓰이기 시작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린 위고비 돌풍을 일으킨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의 글로벌 매출이 60조원을 넘어섰다. 위고비 국내 공급으로 한국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국내사가 약물 개발에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약 61조원(2904억 크로네)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위고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위고비 매출액은 약 12조원(582억 크로네)으로 전년 대비 86% 급증했다. 

위고비 등장 전 비만 치료제 부문을 이끈 삭센다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조 4000억원(69억 크로네)으로 전년과 비교해 30% 정도 줄었으나 위고비가 전체 파이를 키웠다. 노보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로 위고비와 삭센다를 공급 중이다. 작년 이 회사의 비만치료제 부문 매출액은 약 13조원(651억 크로네)으로 전년 (416억 크로네) 대비 약 50% 증가했다.

한국법인인 노보노디스크제약도 위고비 덕을 봤다. 지난해 회사 연매출은 3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노보노디스크제약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746억원, 136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62.7% 영업이익은 64.6% 증가했다. 한국법인의 매출 증대 역시 위고비 국내 출시가 주요요인으로 분석된다. 

위고비는 주 1회 주사하는 방식의 비만치료제다. 환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체중 감량 효과는 약 15% 정도로 알려진다. 기존 제품인 삭센다는 매일 주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체중 감량 효과는 약 8%로 위고비보다 효과가 덜하다. 

위고비는 2021년 6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됐고, 이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당뇨병과 비만 문제가 심화되면서 당사의 치료제에 대한 전 세계인의 전례 없는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작년 10월 한국 시장에 위고비를 내놓았다. 의료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위고비 환자 부담 한 달 약값은 약 50만 ~ 70만원으로 알려진다. 위고비 출시 소식이 전해진 후 개원가를 중심으로 제품 구입이 끊이지 않으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노보노디스크제약 실적을 보면 관련 매출이 인식되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위고비 효과로 지난해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출시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3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을 적응증으로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올해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한미약품 측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 일정을 2026년 하반기로 설정했다. 국내서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의 화학합성 비만치료 후보물질 'DWP306001'이 임상 2상 준비, 대원제약의 비만질환 치료물질 'DW-4222'는 2a상 종료 단계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를 통해 비만을 적응증으로 한 'DA-1726'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비만치료제 개발 업체 관계자는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치료제 개발에 투자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현재 글로벌 업체가 시장을 장악했고 당분간 이같은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며 "부작용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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