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유익균 증식, 식후에 섭취… "항생제와 동시 복용은 피해야"
과다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 차는 등 부작용 발생할 수도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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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몇 주 전부터 7살 아들의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을 챙겨 먹였다. 아이가 자꾸 설사를 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장 건강 문제라고 생각했으나 설사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얼마 전부터는 배가 아프다고 하자 병원에 데리고 갔다. 검사를 마친 후 장염 진단을 받았고, 약 복용 후 금방 호전됐다. 병원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권장 섭취량 등을 잘 지켜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아이들의 장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유산균은 큰 관심사다. 관련 정보와 광고가 넘쳐난다. 우리 아이도 꼭 먹여야 하는지, 언제부터 어떻게 먹이는 게 좋은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에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신민수 교수와 함께 유산균에 대해 알아봤다.

유산균이라고 하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두 용어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프로바이오틱스가 더 적합한 표현이다. 유산균은 유산을 생성하는 세균을 말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균을 의미한다. 모든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해 건강에 이로운 것이 아니다. 일부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되고 장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소장과 대장은 음식물과 같은 외부 물질이 머무르는 곳이다. 때문에 유해균에 많이 노출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장내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70~80%가 분포돼 있다.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이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후에 섭취하면 위산의 영향을 덜 받아 유익균이 장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균을 죽이는 항생제의 특성상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균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2~3시간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은 증식시키고 유해균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변비, 설사,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개인의 특성에 따라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되기도 하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신생아나 생후 12개월인 영아 시기는 면역 시스템이 아직 미성숙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오히려 장내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이 시기의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는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신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약물이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지속적인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문제가 있다면 유산균에 의존하기보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차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제품별 권장 섭취량을 지키고, 장기 복용 여부도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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