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메르·이세이 미야케 등 두 자릿수 성장…수입 30% 포트폴리오로 시장 반전

르메르,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르메르,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내수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해외 수입 브랜드의 강세를 기반으로 실적 방어뿐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이뤄내고 있다.

'르메르', '이세이 미야케' 등 글로벌 브랜드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 회사에 따르면 해외 브랜드는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도 꼽힌다.

특히 르메르는 올해 전 카테고리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가죽 블루종, 드라이 실크 드레스, 더비 슈즈, 포춘 크로아상 백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템들은 공급과 동시에 빠르게 소진되며 국내 고객층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이세이 미야케 역시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상품 구성 강화, 인기 품목 추가 공급으로 두 자릿수 신장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는 지난 7월 성수동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브랜드 화제성을 높였고, '미 이세이 미야케'는 롯데월드타워 단독 매장 개점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들였다. '이세이 미야케' 5개 패밀리 브랜드 전반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 뉴 데이' 팝업 스토어 전경.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 뉴 데이' 팝업 스토어 전경.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국내 패션시장이 소비 침체·재고 부담·수익성 둔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 브랜드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방식을 체질 개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올해 영국 슈즈 브랜드 핏플랍(FitFlop)의 국내 판권을 확보해 9월부터 사업을 본격 확대했으며, 편집숍 '비이커(BEAKER)'는 10월부터 일본 컨템포러리 브랜드 '캡틴 선샤인(Captain Sunshine)'의 국내 전개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여성복 영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해외 브랜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라인업 확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 다각화'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디지털 기반의 수익성 관리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AI 기반 수요 예측과 개인화 추천 기술 등을 활용해 재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상품 개발과 판매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자체 온라인몰 SSF샵은 AI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AI 모델 활용과 콘텐츠 제작을 도입해 디지털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패션 시장의 ‘기획-생산-유통-마케팅’ 전 과정에서 AI와 리테일테크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기 전략의 핵심이다.

글로벌 브랜드 사업의 성장세가 단순히 단기 실적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유통채널·시장·브랜드 발굴 능력을 갖춘 '인큐베이터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편집숍 비이커와 10 꼬르소 꼬모 서울을 중심으로 유망 브랜드 인큐베이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수 신규 브랜드의 국내 안착을 지원해 왔으며, 향후에도 ‘유망 해외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성장시키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메종키츠네, 뮤지션 정재형과 함께한 그레이 폭스 헤드 캠페인 공개.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메종키츠네, 뮤지션 정재형과 함께한 그레이 폭스 헤드 캠페인 공개.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해외 수입 브랜드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자 니즈의 세분화와 가치 소비 확산이 만든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며 "르메르와 이세이 미야케의 강세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세계관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수입 브랜드가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성과에 기반해 추가 판권 확보와 포트폴리오 확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수 침체 상황에서도 글로벌 브랜드가 경쟁력을 발휘하는 만큼, 앞으로도 해외 브랜드 인큐베이팅·AI 기반 수요 예측·디지털 전환 등 미래 경쟁력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며 "단기 매출 확대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향후 고성장 브랜드 확보, 디지털 역량 강화, 글로벌 트렌드 선제 반영 등을 통해 해외 브랜드 비중을 높이고 수익성을 안정화하는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국내 시장의 부진을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상쇄하며 오히려 성장 동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굳어지면서, 장기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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