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 안전 교육·환아 치료 지원·투명한 기부 구조 등 사회공헌 방법도 진화
![국내 제약사들이 어린이 환아를 위한 교육·치료·헌혈·기부 등 장기적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며 ESG 성과를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9/74980_83019_5847.jpg)
국내 제약사들이 어린이를 향한 사회공헌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발성 기부 대신 교육, 치료, 장기 캠페인으로 확장하며 ESG의 구체적 성과로 바꾸는 중이다.
최근 일동제약, 한미그룹, 유한양행, 종근당홀딩스, 유영제약, 동아쏘시오그룹 등 여러 기업이 어린이 및 환아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서초구약사회와 함께 인형극 '약돌이는 내 친구'를 후원했다. 이 공연은 아이들이 의약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과 주의사항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인형 캐릭터, 레크리에이션, 퀴즈, 레이저쇼 등 요소를 결합한 창작 형태다.
400여명의 어린이가 관람했으며, 일동제약은 비오비타(유산균), 키드큐(영양 젤리), 케어리브(상처 밴드) 등 자사 물품도 후원했다. 제약사 정체성을 활용해 지역 어린이의 건강 문해력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한미그룹은 지난 5월 임직원이 직접 만든 '히크만 주머니' 100개와 헌혈증 300매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히크만 주머니는 항암 치료 시 삽입되는 중심정맥관(히크만 카테터)을 보호해 감염을 줄이는 필수 보조물품이다.
이번 활동은 특히 MZ세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져 단순 물품 지원을 넘어선 진정성을 보여줬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기부는 1981년부터 44년째 이어온 '사랑의 헌혈' 캠페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사랑의 헌혈 캠페인은 지금까지 누적 헌혈증 3640매와 약 346만cc의 혈액을 환자에게 전달하며 제약업계 최장기 공익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유한양행도 백혈병 환아를 위한 히크만 주머니 지원에 동참하며 치료 환경 개선을 돕고 있다. 지난 3월, 총 142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소아암 환아의 위생적인 투병생활을 돕기 위해 '히크만 주머니' 200개를 직접 제작해 기부한 것.
유한양행은 '건강한 내일, 함께하는 유한'이라는 사회공헌 슬로건 아래, 제약 전문성을 활용한 지속적인 환자·취약계층 지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최근 '사랑나눔 헌혈캠페인'으로 모은 헌혈증 206장을 투병 중인 임직원에게 전달하고, 참여자 1인당 1만원을 매칭해 소아암센터 시설 개선을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임직원 참여 →회사 매칭 →외부 재단 집행으로 이어지는 투명한 구조 설계가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중견 제약사인 유영제약은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임직원 헌혈증 100장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했다. 2012년부터 이어져 온 내부 헌혈 캠페인의 누적 효과를 어린이 치료라는 분명한 사용처와 연결해 신뢰도를 높였다.
동아쏘시오그룹은 KPGA '더채리티 클래식' 골프 대회에서 모금한 기부금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과 한국심장재단에 전달했다. 회사에 따르면 기업 이미지보다 기부의 본말을 강조해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제약사들의 아동 중심 ESG 활동은 크게 ▲의료현장 필수 보조물품 지원 ▲임직원 참여형 캠페인 ▲어린이 복약안전 교육 ▲재단과의 협업 통한 투명한 집행 등으로 나뉜다. 코로나19 이후 혈액 수급 불안, 장기 치료로 인한 보호자 부담, 지역 간 치료 인프라 격차 등 복합 과제를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얼마를 썼는가보다 어린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정량·정성 지표로 보여주는 성과 측정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재단·지자체·병원·기업이 협력해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면 지원 중복과 누락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가 실체를 가지려면 사회 현장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제약사들의 사례는 이런 미시적 해법이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