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수출·레이저티닙 마일스톤 수령… 해외 사업 순항
하반기, 레이저티닙 유럽·중국 상용화로 인한 기술료 인식 기대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유한양행]](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9/75210_83435_4315.jpg)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글로벌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료와 로열티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으로,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올해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1조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0% 가까이 늘었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지배회사와 종속회사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배회사의 라이선스 수익 증가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티닙 기술료 수익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계열사인 유한화학의 수출이 늘면서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얘기다. 유한양행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유한화학은 항바이러스 및 항생제 원료물질 등을 제조·판매하는 곳이다.
유한화학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122억원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수출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유한화학은 작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1492억원의 수익을 냈다. 글로벌 제약사 대상 수출 물량 증가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수주 확대 자신감이 붙은 유한화학은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현 추세라면 유한화학은 올해도 지난해 매출을 경신하면서 그룹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수익성 개선은 레이저티닙이 책임지고 있다. 유한양행 IR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올 2분기 255억원의 라이선스 수익을 챙겼다. 작년 동기 대비 4500% 폭증했다. 올 1분기 라이선스 부문 매출은 39억원이었다. 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300억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레이저티닙 기술료와 로열티 수익 등이 인식된 결과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 1분기부터 레이저티닙 로열티가 잡혔고, 2분기에는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일본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 수령으로 현금창출 능력도 강화됐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억원)과 비교해 68% 증가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영업을 통해 얼마만큼의 현금이 창출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익률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5.2%로 집계됐다. 주요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 약 8%에는 미치지 못하나,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2.6%와 비교하면 이 비율은 두 배가 뛰었다.
관건은 상반기 호실적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으나, 이익률이 2%대로 후퇴하면서 투자자 실망이 컸다.
작년 8월 레이저티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3분기 레이저티닙 관련 마일스톤이 유입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배 넘게 늘었다.
국산 항암제 최초 FDA 승인과 기술료 수령 등으로 작년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상당했으나, 대규모 연구개발비용이 잡히는 등 영향으로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축소됐다. 당시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실적 발표 후 주가도 크게 빠졌다.
올해는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모멘텀을 고려하면 이익률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한화학 원료의약품 사업이 성장세를 탔고, 레이저티닙 추가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의 경우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이 허가를 받았으나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은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제품 출시 후 대금이 들어오는 구조로 중국이 4500만 달러(약 600억원), 유럽이 3000만 달러(약 400억원) 수준으로 안다. 올해 수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모두 품목 허가를 받은 후 상업화가 개시되면서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유럽과 중국에서의 기술료 수익은 기다리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