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고열 동반 땐 병원 진료 필수… 원인에 따른 대응 필요

설사 치료의 핵심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맹물만 마시는 것보다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나 수액 보충이 효과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사 치료의 핵심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맹물만 마시는 것보다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나 수액 보충이 효과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사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지만 단순히 배탈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단순한 소화 불량이 아닌 심각한 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는 발생 원인에 따라 삼투성·분비성·염증성 설사로 구분한다. 삼투성 설사는 소화되지 않은 특정 성분이 장내로 수분을 끌어들여 발생한다. 분비성 설사는 장점막에서 물과 단백질 등이 과도하게 분비될 때 나타난다. 염증성 설사는 염증 반응으로 점액이나 혈액이 동반되는 경우다.

삼투성 설사는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예컨대 자일리톨 껌을 과량 섭취했을 때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당류가 흡수되지 못하고 장 내 삼투압을 높여 수분을 끌어들이는 현상이다. 변이 묽어지고 배변 횟수도 늘어나지만 원인 음식을 끊으면 금세 호전된다. 

반면 분비성 설사는 금식을 해도 멈추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콜레라, 설사 유발 호르몬 종양, 항생제 사용 후 설사 등이 있다. 염증성 설사는 장 점막에 염증이 심해 혈액·점액·단백질이 함께 배출되는 경우다. 염증성 장질환이나 세균 감염이 대표적이다. 이때는 전문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에서 발생하는 급성 설사는 휴식과 수분 보충만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혈변이나 점액변이 동반될 때 ▲38.5도 이상의 고열·심한 복통·구토가 함께 나타날 때 ▲설사가 과량으로 지속돼 탈수가 우려되는 경우 ▲고령자·어린이·기저질환자에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 치료의 핵심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맹물만 마시는 것보다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나 수액 보충이 효과적이다. 설사 증상이 생기면 지사제를 바로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설사는 신체가 독소나 병원균을 배출하는 일종의 방어 작용이다. 때문에 원인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사제로 무조건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특히 장에 심각한 감염이 의심되는 설사의 경우 지사제 사용을 피해야 한다. 항생제를 과량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독소에 의한 설사, 콜레라나 이질과 같이 독소를 배출해야 하는 감염성 설사에서는 지사제를 사용하면 병의 경과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최형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는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과 양상을 세심히 구분해야 한다. 단순 배탈과 질환에 의한 설사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혈변·고열·탈수 등이 동반된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벼운 설사는 생활습관 관리와 적절한 수분 보충으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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