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요통은 날씨 탓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장마철 요통은 날씨 탓보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비 오니까 허리가 쑤시네~"

날씨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는 오랜 농담이 있다. 실제로 장마철마다 관절이나 허리 통증(요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 이 농담은 정설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날씨와 통증이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아누팜 제너 교수팀의 연구가 발표됐다. 앞으로는요통을 날씨 탓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아누팜 제너 교수팀은 미국 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8~2012년 중년 이상 관절질환자의 진료기록과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의 지역별 날씨 데이터를 비교했다. 비가 온 당일, 혹은 비가 오랫 동안 오다가 그친 뒤 병원을 찾은 환자수와 맑은 날씨일 때를 비교한 것이다. 외래진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조정하고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제너 교수는 "날씨는 관절 통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통증을 날씨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맑은 날 통증은 아예 날씨와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보면 심리적 요인이 있다"고 결론냈다. 

갑자기 발생하는 허리 통증의 약 80%는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다만 몇 가지 특징으로 각 질환의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하면 추간판(디스크)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 엉덩이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같이 느껴지면 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이 있다. 

통증이 걸을 때 심하다가 자세를 바꿨을 때 완화된다면 척추관 협착증일 수 있다. 이는 신경(척수)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젊은 층에서는 주로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이 발생하며, 고령층의 경우 척추관 협착증이나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이 흔하다.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우선 신체검진과 X-ray 촬영을 통해 진단한다.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골절 등이 의심되는 경우는 CT나 MRI와 같은 정밀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박재우 강릉아산병원 척추센터 교수는 "발목이나 발가락의 감각 저하·근력 약화·절뚝거림 등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통은 대부분 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급성 요통 환자의 80% 이상은 3개월 이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된다. 소염진통제가 약물로 가장 널리 사용되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 염증 반응을 줄여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박 교수는 "다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위장약과 함께 복용해야 하며, 신장 기능이 약한 고령자의 경우 장기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근육통에는 근이완제가, 다리로 퍼지는 방사통에는 신경통 완화제가 사용된다. 약물치료로 통증 조절이 어려운 경우 단기간에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시술인 신경차단술이 고려된다.실시간 방사선 영상 장비(C-arm)를 사용해 얇은 바늘을 경막외광(척추를 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 공간)으로 정확히 삽입한 뒤, 염증이 있는 신경 및 조직에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 등을 혼합한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진통제를 6주 이상 사용했음에도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 마비나 보행 장애 같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리 통증이 심하다면 찜질로 완화해주는 것도 좋다. 급성 요통엔 냉찜질, 만성 통증엔 온찜질이 적합하다. 급성 요통은 일반적으로 염좌나 타박상 등 연부(근육, 혈관, 힘줄 등) 조직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해 손상 부위로 가능 혈류를 감소시켜 부종과 염증을 줄여준다. 급성 요통이 발생하고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냉찜질을 해주면 좋다.

온찜질은 만성 통증에 도움이 된다. 이는 통증 주변의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든다. 박 교수는 "장마철에는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걷기 운동을 통해 허리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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