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과 적은 활동량이 원인… 허리 통증·골반 비틀림 등 유발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6/73614_80890_1732.jpg)
#. "하루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데, 최근엔 걷기만 해도 허벅지와 무릎이 뻐근합니다. 이상하게 엉덩이엔 힘이 전혀 안 들어가고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운동 중 하체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의사로부터 '엉덩이 기억상실증' 진단을 받았다. 처음 듣는 이름에 의아했지만, 원인은 의외로 단순했다. 바로 '오래 앉아 있기'였다.
걷거나 다리를 들 때 허벅지에만 통증이 있고 엉덩이는 반응하지 않는다면, 엉덩이 근육 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엉덩이에 힘쓰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현상이다.
의학적으로는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라고 불린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과 적은 활동량이 주요 원인이다. 허리 통증, 골반 비틀림, 고관절과 무릎 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엉덩이는 신체 근육의 약 40%가 집중돼 있다. 특히 대둔근은 상·하체를 연결하고 척추와 골반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걷기, 뛰기, 앉기, 일어나기 등 대부분의 움직임이 엉덩이와 연결된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대둔근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햄스트링을 포함한 다른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돼 근육 불균형과 통증이 발생하는 상태다. 엉덩이 모양이 납작해지고 탄력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등받이에 기대 허리를 구부리고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엉덩이 근육 활성도가 저하된다. 이로 인해 다리를 들 때 엉덩이 대신 허벅지 뒤쪽이나 허리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된다.
보통 '표면 근전도 검사(EMG)'를 통해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를 확인한다. 운동 시 엉덩이와 허벅지, 허리 근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측정해 대둔근의 기능 저하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초음파 영상으로 근육의 두께와 수축 정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운동 재교육이 중심이다. 약해진 엉덩이 근육에 자극을 주고, 올바른 사용 방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전도 피드백 훈련, 전기 자극 치료, 자세 교정 등을 통해 기능을 회복하고, 보행 분석으로 비정상적인 움직임 패턴도 교정할 수 있다.
일상에선 스쿼트, 브릿지 등 운동이 도움이 된다. 스쿼트는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 브릿지는 등을 대고 누워 무릎을 세운 후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허리나 허벅지보다 엉덩이에 집중해 힘을 줘야 효과적이다.
김재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엉덩이 근육 약화는 골반과 척추 지지력을 떨어뜨려 디스크, 고관절 충돌증후군, 관절염 등의 원인이 된다"며 "신체 균형이 무너질 경우 낙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엉덩이 근육을 꾸준히 자극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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