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 부담 줄이고 치료 효과 높이는 ‘저용량 다제요법’ 시대 본격화
![국내 제약업계가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저용량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6/73660_80962_3055.jpg)
국내 제약업계가 복합제 개발에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합제는 두 가지 이상 성분을 하나의 알약에 담아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이는 의약품이다. 근래 치료 초기부터 여러 약물을 병용하는 ''기 집중요법'이 확산하면서, 복합제의 임상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용량 3제 복합 고혈압치료제 '아모프렐'이 있다. 이 약은 암로디핀, 로사르탄, 클로르탈리돈 등 고혈압 치료에 흔히 쓰이는 3가지 성분을 기존 용량의 1/3로 낮춰 하나의 정제에 담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모프렐은 기존 한미약품 제품인 '아모잘탄플러스'와 동일한 성분 조합이지만, 저용량 설계로 치료 초기부터 유의미한 혈압 강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부작용 위험을 줄였다.
개발을 제안한 이무용 동국대 일산병원 교수는 "고혈압 치료는 과거의 단계적 접근에서 벗어나 초기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며 "아모프렐은 그러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해답"이라고 말했다.
복합제 개발은 단지 약을 섞는 것 이상이다. 복용 편의성과 순응도, 안전성과 치료 효과라는 네 가지 핵심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만성질환 환자 다수가 하루 3~4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현실에서, 복합제는 '덜 복용하고도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모프렐. [사진=한미약품]](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6/73660_80961_2455.jpg)
실제로 한미약품은 아모프렐 개발 초기, 국내에 저용량 복합제 임상 가이드라인이 없던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1/2, 1/3, 1/4 용량군을 비교하는 임상을 설계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그 결과, 단일제 대비 비열등하거나 우수한 혈압 조절 효과와 낮은 이상 반응 발생률을 입증했다.
이와 같은 복합제 개발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종근당의 '텔미누보'(텔미사르탄+암로디핀), 대웅제약의 '올메텍플러스'(올메사르탄+이뇨제) 등은 각각의 작용 기전을 결합해 중등도 고혈압 환자에게 빠르고 안정적인 혈압 조절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도 DPP-4 억제제와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복합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복합제 시장 확대는 고령화와도 맞물려 있다. 고령층 환자들은 약 복용 수가 많고 복약 이탈률도 높은 편이다. 제약업계는 복합제로 복용 부담을 줄이면서, 보다 빠른 치료 목표 달성과 장기 복약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모프렐은 단순한 조합을 넘어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모델"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복합제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 제형의 소형화, 서방형 복합제, AI 기반 맞춤형 조합 등 기술 진보와 융합된 '정밀 복합제' 개발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제는 약의 수를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며 "앞으로는 복약 시간, 환자 특성까지 고려한 환자 맞춤 복합제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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