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여성에 더 취약…초기 증상 무시하면 만성 통증으로 악화 가능성↑
![갑작스러운 봄맞이 대청소나 이불 빨래 등 무리한 손목 사용은 손목건초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4/72597_79685_81.jpg)
따사로운 봄바람이 불어오며 본격적인 봄맞이 대청소에 나서는 가정이 늘고 있다. 집안 곳곳을 정리하고,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며 산뜻한 계절을 맞이하는 일은 기분 좋은 변화지만, 갑작스러운 무리한 활동은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겨울 동안 활동량이 줄어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무거운 이불을 세탁하거나, 창틀을 닦는 등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을 무리하게 할 경우 '손목건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건초(sheath of tendon)'는 힘줄(건, 腱)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초, 鞘)으로, 마치 칼집처럼 힘줄이 움직일 때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건초는 외측 섬유조직(섬유초)과 내부의 활액막(활액초)으로 구성된 2층 구조다.
손목건초염은 이 건초에 손상이 생기며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자주 나타나며, 손목을 많이 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에도 발병률이 높다.
특히 중장년층과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젊은층은 대사가 활발해 염증이 빠르게 가라앉지만, 나이가 들수록 염증이 축적되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뼈가 가늘고 손목 근력이 약한 데다, 여성 호르몬으로 인해 염증과 부종에 더 취약해 발병률이 3배 이상 높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되기도 한다. 두 질환 모두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통증이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 압박으로 인해 손가락 저림과 통증이 동반되는 반면, 손목건초염은 손저림 없이 국소적인 통증과 부기가 특징이다.
손목건초염은 '드퀘르벵병(De Quervain’s Disease)'이라고도 불리는데, 1895년 이를 처음 보고한 스위스 외과의사 프리츠 드 퀘르벵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이상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건초염이 발생하면 가벼운 움직임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찌릿한 증상으로 인해 물건을 잡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손목을 굽혔다 펴거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걸리는 느낌과 통증이 동반된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간단한 자가 진단법으로는 '핀켈스타인 검사(Finkelstein test)'가 있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으로 감싸 쥔 상태에서 손목을 아래로 꺾었을 때, 강한 통증이나 방사통이 발생하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
다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다. 초기에는 휴식과 소염제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목건초염 치료의 핵심은 충분한 휴식과 손목 사용 제한이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거나 보조기, 깁스 등으로 손목을 고정해 회복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물리치료,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을 병행하면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상욱 교수는 "봄철 대청소나 야외활동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고, 반복적이고 강한 동작은 짧게 나눠서 해야 한다"며 "건강한 손목을 위해 청소도 계획적으로, 단계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매경헬스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억울한 혹은 따뜻한 사연을 24시간 기다립니다.
이메일 jebo@mkhealth.co.kr 대표전화 02-2000-5802 홈페이지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