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열 유쾌한 프로젝트 대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릭 카멘의 'All By Myself'는 누구에게나 귀에 익은 추억의 올드팝이다. 

이 노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되어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다. 이 팝송으로 친숙하게 알려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길고 어두운 우울증의 치료 과정을 음악으로 완성한 곡이다. 

이 곡은 실제로 마음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음악 치료에 쓰인다. 한때 한국인이 가장 애청하는 클래식 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이런 대작이 탄생된 배경에는 그가 스물네 살의 초연을 마친 후 겪은 패배감과 우울증을 극복하게 만든 정신 심리학자 니콜라이 달과의 극적인 만남이 있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작곡가이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클래식 1위(피아노 협주곡 2번)로 선정된 바 있는 라흐마니노프. 

그도 깊고 슬픈 절망의 젊은 시절에서 회복과 위대한 업적의 길로 들어선 것은 니콜라이 달과 같은 심리 전문 멘토와의 우연한 만남과 남다른 멘탈케어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라흐마니노프가 달박사의 멘토링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소수의 사람만이 가진 코드를 지향한 것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대중적 음악으로, 평생을 들어도 반복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위대성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자신이 창작하는 음악적 실패를 겪었던 젊은 라흐마니노프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그의 우울증처럼,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어쩌면 유선과 무선의 시대를 거쳐 AI 세계의 새로운 기계 문명의 소용돌이에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에도 연결이 결여된 고립감 또는 외로움이라는 신종 사회 증후군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고립감이나 외로움이 더 이상 개인의 불행이 아닌, 사회적 질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가운데, 지금 이 시간에도 시간을 앞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AI경영 시대의 문화와 속도에 부합할 조직 멘탈케어의 현명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 라흐마니노프가 품었던 음악 창작 직업인의 열정처럼,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또한 각자의 일터에서 자신의 일의 전문성을 연마하며 열정과 꿈을 펼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또 각자의 직업적 도전 중에 좌절도 하며, 소외와 외로움과 방황을 이어가는 초연결 세계의 격리된 우리들이기도 하다. 소외와 배제 현상,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적 극단주의는 세대간의 갈등을 일으켜 기업의 조직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가령, 온라인 중계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를 얻는 '긱(GIG) 노동자'는 자신이 일한 일의 성취와는 별개로 그날의 ‘별점 평가’가 기분을 좌지우지 한다. 우리는 더 이상 한 공간에서 팀워크를 과시하기 위해 함께 식사하며 일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한 홈오피스나 스마트 워킹의 시대를 넘어, 일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가치 전환의 시대로서 과거에 성공했던 경영지식과 조직운영 방정식만으로는 지금의 개인주의와 워라밸 직업관을 가진 조직원들의 협력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결과를 이끌 새로운 전략적 돌파구 (Strategic Breakthrough)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경영 비전과 직원 라이프 존중 문화를 이끌 조직 멘탈케어의 경영 패러다임, CAP를 소개하고자 한다.

Culture Accelerating Program의 줄임말인 CAP 모델은 유쾌한 프로젝트의 클라이피가 국내 최초로 제시하는 새로운 조직 경영론으로, 조직 경영 문화를 엑셀러레이팅하는 초개인화된 스마트 멘탈케어 방법론이다. 

CAP는 직업관에 대한 계몽과 직무 목적의식에 대한 사고방식 전환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문제해결만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한발 늦은 전투적 전진은 CAP 사고방식이 아니다. 

CAP는 일(Work)을 공동체 문화와 개인 삶의 일부이자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또한, 개인 행복과 조직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상호보완적 윈윈(Win-win) 관계를 추구한다. 

CAP는 조직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멘탈케어 문화다. 구성원간의 신뢰 수준 향상과 상호 협력 문화를 지향하며 기존 EAP(Employee Assistant Program)의 직원 복지 지원 차원의 접근과는 수행목적과 방식에서 결이 다르다. 

한 경우를 들면, 기존의 EAP 사고방식으로는 직장내의 세대 및 젠더간의 갈등과 이슈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강화된 감시 경제와 조작된 정보의 범람으로 증가된 조직 리스크와 세대간의 융합되기 어려운 가치관 격차는 조직의 직무 유연성과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CAP는 이러한 이해 관계에 기반해 조직 멘탈케어 문화의 보편화를 만들어 새로운 조직 목표와 일의 의미를 해당 조직의 정책에 맞게 재구성한다는 관점(Perspectives)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의 조직 멘탈케어 프로그램은 인사 부서 차원의 수동적 지원 프로그램으로서 조직 적응 또는 직무 스트레스 해소 등 문제 있는 개인의 사후 해결책에 그쳤다. 이 문제인식에서 탄생한 CAP 해법을 통해, 조직 멘탈케어가 세대간의 갈등 완화와 임직원 가족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강한 워라밸 문화의 기반(Foundation)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CAP모델은 멘탈케어 시장 생태계에 올바른 브랜드를 만들어간다는 일념으로 착수한 참여형 멘탈케어 플랫폼, 클라이피(Clify)의 첫 B2B비즈니스 작품이다. CAP를 선택한 조직이 창출할 가치와 정량적 효과로서 CAP 이펙트(CAP Effect)를 요약했다. 

1. 심리적 고위험군에 이른 직원에 대한 후속 조치와 같은 전형적 멘탈케어 방법론이 기존 EAP 모델이었다면, CAP 모델은 조직 문화를 재창조하여 미래 조직 운영을 위한 사전 진단과 같은 선제적(Pre-emptive) 솔루션을 제시한다. 

2. 기존 멘탈케어 산업의 단편적, 비가시적 한계를 넘어 CAP모델은 조직 구성원의 마음 건강에 대한 입체적, 가시적 결과를 창출한다. 

3. DNA 검사 결과 기반의 선천 성향 데이터와 심박 등의 바이탈 사인(Vital Sign)과 같은 실시간 바이오 데이터와 심리 검사 결과 등 다양한 정보들을 AI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초개인화된 스마트 멘탈케어 서비스가 CAP의 전략적 표준운영절차(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다. 

4. 기존 EAP 멘탈케어의 주된 역할인 조직적응과 경력개발을 넘어 CAP를 통해 멘탈케어가 조직과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경영을 위한 유쾌한 멘탈 헬스 멘토링 캠페인이자 문화가 된다. 

5. 결국, CAP는 AI경영환경에 둘러싸인 조직을 위한 지속가능 미래 경영의 KPI(핵심성과지표)가 될 조직원들의 마음 분석 데이터와 통찰(Insight)을 기대할 수 있다.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에는 정기적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직장(Job),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과 경력을 쌓이는 경력직업(Career), 많은 지식이 필요한 컨설턴트 같은 전문직업(Profession)이 있다. 

이 세가지 직업에 대한 표현 외에 또 다른 직업 하나가 존재한다. 바로 콜링(Calling)이다. 콜링은 말 그대로 부름을 의미한다. 철학자 안병욱 교수는 그의 저서 ‘인생론’에서 우리 시대의 콜링을 천직이자 신성한 신의 부름으로 해석했다. 

덧붙여, 시대가 변한 지금 콜링을 사전적 뜻 그대로 소명이란 관점의 인생직업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즉, 사람들간의 연결된 우리의 삶 자체가 우리의 인생직업이고 직업이란 우리가 마음을 다해 하는 인생의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일의 기쁨과 슬픔'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가끔씩 재미있고 그 보다 자주 도망치고 싶은 것이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해야 할 일이나 지금 속한 인생에서 가끔이 아니라 자주 도망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조직 구성원이 업무를 인생의 중요한 일처럼 대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해야 하며, 자신의 직업을 신뢰해야 하며, 자신의 직업에 긍지를 가져야 하며, 자신 스스로 선택한 직업으로 가족과 행복해야 한다. 

결국, 일(Work)을 유쾌한 라이프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조직 문화를 창출하는 방법이 CAP가 바라보는 비전이다. AI시대인 오늘날, 보통 사람들이 큰일을 해 낼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을 하는 장소에서 라흐마니노프가 만난 니콜라이 달과 같은 초개인화된 스마트 멘탈케어 멘토를 조우(Encounter)한다면 그 보통 사람들도 큰일을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말했다. 우리가 사는 방식은 우리의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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