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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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 아바타가 13년 만에 '아바타: 물의 길'이란 제목의 속편으로 돌아왔다. 전세계 수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만큼 지난주 14일 개봉 첫날부터 높은 예매율로 인기를 끌고있다. 3D와 4D로 보면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어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연일 매진 행렬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관객들도 늘고 있다. 심하면 구토까지 이어져 영화 관람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사례1 지난주 아바타2 3D로 영화 보다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영화 시작하고 1시간 정도 꾹 참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포기...어지럽고, 멀미가 나서 영화 보다가 나왔습니다.

#사례2 아바타2가 개봉했다기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이번주말에 볼 예정인데, 다만 예전에 아바타1은 3D로 봤는데 멀미와 두통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아바타2도 3D로 봐야 더 실감날텐데 멀미약이라도 먹어야 되는건지 걱정반 기대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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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영화나 게임 등 가상현실기기(Virtual Reality)를 이용하는 경우 멀미나 어지럼을 느끼는 것은 흔하게 발생을 하는 부작용이다. 실제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낸 자료에 따르면 3D 영상을 15~30분간 시청한 사람 중 10명 중 3.5명이 어지럼증을 느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명확한 원인을 찝어내긴 어렵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전정기관의 감각과 시각자극의 불일치가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김대희 김안과병원 전문의는 "영화관에서 편광안경으로 3차원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경우에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원인은 시각적인 정보에서 오는 몸의 평형 관련 정보와 우리 몸에서 평형 감각을 느끼는 전정기관에서 오는 평형 관련 정보의 불일치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 전정기관이 느끼는 가속도와 실제 몸이나 시각적인 움직임 사이에서 불일치가 멀미를 일으키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3D 영화 관람시 생기는 멀미는 어떤 특정 질병이 원인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광과민성 발작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갑작스럽게 변하는 빛자극에 대해서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정재훈 광명 서울아산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정상인도 전정기관이 예민해 평소 차멀미를 자주 한다면 3D 영화를 볼 때 어지럼, 오심,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평소 차멀미를 자주 하고, 놀이기구 등을 탔을 때 자주 어지럼을 느낀다면 3D 영화 관람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평소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이석증이나 전정기관 관련 질병이 있다면 3D 영화 관람은 피하는 게 좋다.  

정 대표원장은 "특히 평소 편두통,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 전정기관의 질환을 앓고 있거나, 기왕력이 있는 사람은 전정신경계가 예민한 상태니까 가급적 3D 영화 시청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영화 시청으로 일시적인 어지럼이 발생할 뿐 아니라, 기존 질환이 재발되는 경우도 생길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정기관의 예민함 외에도 영화 볼 때 사용하는 기기의 고정 강도가 세거나 무게감이 느껴지면 머리 및 눈 주변의 근육들을 긴장시켜 두통을 유발시킬 수 있다. 눈 조절력의 과다한 사용도 두통이나 멀미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렇다면 영화 관람전 어지럼증을 예방할 방법은 있을까. 몇몇 어지럼증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영화 보기전 멀미약을 먹거나 키미테를 붙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김 전문의는 "여러 연구들에서 멀미약이나 키미테 등이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경향성을 보고하고는 있지만, 멀미나 두통 증상을 객관화하여 비교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연구나 잘 조절된 연구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약물에 의한 증상 완화 효과가 확실하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 대표원장도 "평소 차멀미를 자주 하고, 놀이기구 등을 탔을 때 자주 어지럼을 느끼시는 분들의 경우, 3D 영화보다는 기존의 2D 영화 시청이 낫다"면서 "영화 시청 중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시청을 중단하고, 복부 압박을 피하기 위해 허리띠나 단추를 풀고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이 걱정이라면 자리를 화면과 최대한 멀게 잡으면 도움이 된다. 화면과 멀어질 수록 입체감이나 화면 전환의 정도가 약해지므로, 어지럼증을 줄일 수 있다. 또 편광안경이 너무 조이지 않도록 조정해서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능하면 틈틈히 머리와 목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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