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작가 개인전 'Atmosphere – Things Around Us' [사진 = 도잉아트]](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11/76310_85787_244.jpg)
오는 24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정다운 작가의 개인전 'Atmosphere – Things Around Us' 가 도잉아트에서 열린다.
정다운의 작업은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전복한다. 그녀에게 공간은 더 이상 건축적 구조나 지리적 단위가 아니다. 몸과 환경, 감정이 교차하는 감각적 장(場)이며, 끊임없이 변하는 분위기로서 존재한다.
작가는 일찍이 지난 2009년 영상 작업 'Perfect Space' 에서 떠도는 자아의 정체성과 불안정한 공간 감각을 탐구해왔다는 평이다. 집을 그리워하면서도 다른 어딘가를 갈망하는 인간의 양가적 욕망 속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정체성을 끊임없이 재구성하게 만드는 심리적 무대로 등장했다. 이 초기 작업의 주제가 이후 10여 년간의 시각 실험을 거치며 감각으로서의 공간, 'Atmosphere(공기)'로 진화한다.
최근작 'Atmoscape'는 이런 탐구가 과학적·철학적 언어로 구체화된 결과다. 게르노트 뵈메의 철학에서 출발해, 신체의 생체 데이터와 환경의 기상 데이터를 결합해 분위기를 시각화한다. 정다운의 화면 속 도시 풍경은 더 이상 고정된 장소가 아니라 호흡하고 맥박치는 리듬의 총합체, 다시 말해 인간과 환경이 서로의 데이터로 연결된 정서적 생태계다.
올해 신작 시리즈 'Talk at the Table' 'Bower’s Garden', 'Sleepless Night'은 이 실험을 한층 섬세하게 확장한다. 작가는 '기분'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데이터로 환원될 수 없는 감정의 층위를 회복한다. 각 영상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정서를 꽃과 빛, 색과 바람의 움직임으로 번역하며, 하이데거가 말한 비은폐성처럼 드러남과 숨겨짐의 운동 속에서 존재의 감각을 환기한다
이렇듯 정다운의 작업은 기술적 데이터와 인간적 감정이 만나는 경계에서 공간의 새로운 정의를 제안한다. 물리적 좌표가 아닌 정서적 진동으로 읽히는 장소, 즉 우리가 일상 속에서 체험하지만 언어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공기의 결, 그것이 바로 그녀가 말하는 세계의 본질이다.
Atmosphere – Things Around Us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밀도를 드러낸다. 바람, 온도, 빛, 심박, 그리고 한 사람의 기분이 서로 교감하며 만들어내는 미세한 떨림 속에서 우리는 공간이란 사람과 사물, 감정과 데이터가 함께 숨 쉬는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체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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