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라도 방심은 금물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은 구조적 이상이 없어도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기능성 질환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은 구조적 이상이 없어도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기능성 질환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복통이나 설사, 가스참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 대부분 "예민해서 그렇다"며 넘긴다. 검사에서도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된다면 장은 이미 기능적으로 변화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여도, 점막 손상이나 미세한 염증이 시작된 경우가 적지 않다.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은 구조적인 이상이 없어도 복통과 배변 이상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기능성 질환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IBS 환자 일부에서는 장 점막의 면역 반응이 활발해지고 장벽이 약해지는 변화가 관찰된다. 내시경상으로는 정상이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염증이 서서히 생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이 반복되면 장의 신경과 면역체계는 자극에 점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장은 이런 자극을 반복적으로 '기억'하며, 그 결과 복통과 설사가 만성화되기도 한다.

◆ '정상 판정'이 건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미세 대장염은 내시경상으로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조직검사에서는 염증이 확인되는 질환이다. 증상이 과민성대장증후군(IBS)과 비슷해 초기에는 혼동되는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지속된다면, 전문의들은 점막의 미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정밀검사를 권한다.

복통이나 설사만으로 모든 환자에게 내시경을 권하는 것은 과잉 진료에 가깝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정한 패턴으로 이어진다면,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점막이 자극에 약해지고, 방어 기능이 점점 떨어질 수 있다. 이럴 때 내시경은 단순 진단을 넘어 변화 시점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한국은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5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분변잠혈검사(FIT)를 시행하고 있다. 검진 참여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사망률이 약 25%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젊은 연령층(20~49세)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점차 늘어나면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생활습관과 장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습관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은지 용인이엠365의원 대표원장(내과 전문의)은 "정상 판정이라도 복통이 반복된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염증성 장질환 가능성을 두고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장내시경은 조기에 질환을 찾아 예방할 수 있는 검사이자, 용종의 경우 당일에 제거까지 가능한 검사"라고 말했다.

그는 "40세 이후라면 증상이 없어도 복통과 배변 습관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검진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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