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AI 전문기업과 손잡고 중증외상 전주기 케어시스템 개발
절박함에서 출발한 응급의료 혁신…AIRNET 전국 확산 코앞

교통사고나 추락사고로 발생하는 중증외상 환자에게는 사고 직후 1시간, 이른바 '골든아워'가 생사를 가른다. 하지만 응급의료 현장은 한정된 시간과 인력 탓에 빠른 진단과 처치에 늘 한계를 마주해왔다.
이에 의료 AI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가진 4개 전문기업이 아주대 산학협력단과 손잡고 골든아워 사수를 위한 전주기 케어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바로 'AIRNET 프로젝트'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부처 협업 기반 AI 확산 사업'에 선정돼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AI 기반 중증 외상 전주기 케어시스템 개발 및 실증'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 사업은 응급의료처럼 국민적 체감도가 높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뛰어난 AI융합 솔루션을 부처 간 협력을 통해 확산·적용하려는 정부의 핵심 정책 사업이다.
중증 외상환자 치료에서 시간은 곧 생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고 현장 응급처치, 병원 도착 후 치료, 회복 과정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치료 여정을 AI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고 현장에서의 응급처치부터 병원 도착 후 치료, 회복 과정까지 전 주기에 걸쳐 AI 기술을 적용해 환자의 생존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료 분야의 AI 최강자로 꼽히는 셀바스AI와 딥노이드, 엠티이지, 대아정보시스템 등 4개 기업이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기술개발을 담당한다.
◇의료 AI 드림팀의 완벽한 역할 분담
각 분야 최고 전문기업들의 기술 융합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역량이다. 음성 AI 전문기업 셀바스AI는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음성 지시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대화형 AI와 자연어처리 기술을 활용해 응급 출동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한 MIVT(사고현장 및 환자정보) 분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의료영상 AI 분야의 선두주자 ㈜딥노이드는 폐 CT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중증 외상환자의 손상 부위를 자동 식별하고 중증도를 분류하는 3D segmentation 모델을 개발한다. 2008년 설립 이후 17년간 축적한 의료 AI 전문성을 바탕으로 폐의 기흉, 혈흉 등 손상 부위를 정밀하게 분석해 의료진의 신속한 진단을 지원한다. 향후 외상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체간부 출혈량을 조기에 예측하는 기술로 확장할 예정이다. 의료 동영상 분석 전문기업 ㈜엠티이지는 외상소생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의료 행위를 다채널 영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담당한다. 1채널, 2채널, 180도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AI가 분석할 수 있도록 가공하고, 간호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는 AI를 개발한다.
시스템 통합 전문기업 ㈜대아정보시스템은 이 모든 기술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앙관제 대시보드와 전자의무기록(EMR) 연동 시스템을 구축한다. 병원 전 단계부터 병원 내 치료까지 끊김없는 정보 연계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최적의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실증의 최적 무대
이들 기술의 실증 무대는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이다. 닥터헬기 운용 능력과 연간 수천 명의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응급의료 현장에서 AI 기술의 실용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현장에서 수집된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며, 향후 전국 단위 확산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은 기술 실증 기획, 참여기업 간 기술 통합, 임상 테스트 주관 등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실제 외상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 성능을 검증하고, 응급의료기관·정책기관과 연계한 확산 전략 수립에도 나선다.
◇전국 확산을 통한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확립에 기여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전국 확산이다. 아주대병원에서 검증된 AI 기반 외상 케어시스템을 전국 8개 닥터헬기 운용 지역, 17개 권역외상센터, 400여 개 응급의료기관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한다. 이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의료 격차를 줄이고,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정경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의료 AI 분야 최고 기업들과 협력해 응급의료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혁신적 솔루션을 만들겠다"며 "아주대병원이 AI 기반 응급의료 실증 허브로 자리매김해 미래형 스마트 의료 체계 구축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사업은 정부가 AI 기술을 공공 영역에 접목해 실질적인 국민 체감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한 대표 과제로, 향후 '공공 AX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적으로 AI 솔루션의 확산 및 검증 체계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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