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목동자생한방병원 왕오호 병원장

가을철에 접어들면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날씨가 행락객들의 야외활동을 부추기면서 전국 곳곳에서 각종 축제와 행사가 개최되곤 한다.
올해에도 한강공원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주에는 '세계불꽃축제', 다음 달엔 '가을 궁중문화축전', '서울어텀페스타' 등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해당 시기가 그리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다. 큰 일교차와 찬 바람은 관절을 경직시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여기에 과도한 활동이 겹치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해당 시기,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시니어들에게 자주 발현되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무릎관절증 환자의 경우 여름철 76만 명대를 유지하다 8월 70만 명대로 줄었으나, 가을철에 들어서며 78만 2000여 명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 환자로, 활동량이 많아지고 계절이 변하는 환절기에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신체 노화에 따라 관절 연골이 닳고 손상되면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해당 질환 발현 시 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등 간단한 움직임조차 힘들어지고, 무릎을 움직일 때 관절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또한 지나친 운동이나 외부 충격, 비만으로 인한 무릎 관절 압박도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고령층이 무릎 관절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일부 시니어들의 경우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겨 치료를 미루거나 증상을 무시하는 경향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해당 증상의 악화를 방치하면 연골이 점차 닳아 무릎 정렬이 틀어지고, 구조적 변형이 생겨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O자형 다리(내반 변형)'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조기 치료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관절염의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수술 없이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증상 개선에 나선다. 침과 약침은 경직된 근육과 경혈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통증·염증 완화 및 신경 회복에 도움을 준다. 한의사가 직접 수기로 진행하는 추나요법은 관절염으로 인해 틀어진 신체 균형을 바로잡아 무릎에 집중되는 압력을 줄이고 기능 회복을 돕는다. 또한 한약은 뼈와 관절의 약화를 보완하고 회복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관절 강화와 퇴행 억제에 기여한다.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그중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 결과에서는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일차성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증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일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일차성 무릎관절염 환자 81명(평균 연령 59.7세)에게 개개인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맞게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전 평균 5.4로 중증도 이상에 해당됐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가 치료 후 2.96으로 절반 가까지 감소했다. 골관절염 평가지수(WOMAC; 0~100)도 치료 전 중증도인 47.3에서 치료 후 30.1로 줄었다. 이외 삶의 질, 치료 만족도 등의 조사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고, 치료와 연관된 이상반응도 없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날씨병'이라고 불릴 만큼 기후 변화에 민감해 온도가 낮아질수록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관절염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관절 부위 보온에 신경을 쓰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관절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맑은 하늘 아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 액티브 시니어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가을을 맞이하길 바란다.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 의견으로 매경헬스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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