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텍의 북미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외형이 커지고 있다. 딜러망 추가와 신제품 출시가 배경으로 꼽힌다. 현 추세라면 올해 4000억원대 매출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바텍의 연결 매출액은 21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세계 최대 치과용 의료기기 시장인 북미 지역 사업 확장이 외형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바텍의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현재 북미 매출이 30%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20% 중반대를 보이던 북미 지역 매출액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31.2%로 30%를 넘어섰고, 올 상반기에도 30.5%를 차지했다. 유럽과 아시아가 각각 28%, 26%로 집계됐고, 남미, 중동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를 웃돈다. 해외사업 성과가 회사 실적을 좌우한다는 얘기다.

바텍은 북미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 "미국의 기존 메인 딜러였던 벤코에 헨리샤인(Henry Schein)이 추가되면서 미국 판매 역량 및 지역이 확대됐다. 여기에 2023년 출시한 그린엑스 12의 판매호조가 더해지면서 미국 매출액 상승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북미 매출은 647억원으로 지난해 이 지역에서 거둔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 업계는 올해 북미에서만 약 15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치과 기자재 유통업체 헨리샤인과 파트너십 체결이 북미 시장 매출 상승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헨리샤인은 미국 DSO(Dental Service Organization: 그룹형 치과)의 80%를 장악한 곳으로 알려진다. DSO는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간접납품업체)의 한 종류로 병원들이 함께 필요한 용품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텍은 미국에서 현지 딜러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헨리샤인과 계약을 맺은 후 헨리샤인의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공급처 다양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접근이 쉽지 않았던 고객 확보가 가능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텍은 이 지역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나섰다. 올 2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완료한 신제품 '그린엑스X 21'이 미국 시장에 선제적으로 출시됐다. 이 제품은 넓은 촬영범위를 가진 모델로 차세대 CT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바텍 관계자는 '그린엑스X 21'에 대해 "기존 고객의 업그레이드 수요와 신규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연매출 4000억원 돌파 전망이 나온다. 최근 3년간 바텍 매출액은 3000억원 후반대에 머물렀다. 대신증권은 "북미 딜러망 확충과 프리미엄 제품 'Green X 21' 출시, 유럽 인증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룰 것"이라며 상반기 실적 발표 후 바텍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4170억원에서 448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바텍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제품력·마케팅력 증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선진시장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넓은 촬영범위를 가진 모델을, 신흥시장에선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