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부터 정밀의료·심리 케어까지… 연세암병원 '토탈 암 케어' 선언
![최진섭 병원장. [사진=이상훈 기자]](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6/73672_80978_141.jpg)
중입자치료가 국내 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하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중입자치료기 완전 가동을 계기로 진단부터 치료, 회복과 삶의 질까지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 암 케어' 체계를 본격화했다. 기존 치료 한계를 넘는 정밀의료 시스템 구축이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연세암병원은 17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암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핵심은 단 하나, '암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암과 함께 살아가는 전 생애를 돌본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연세암병원은 중입자치료기 완전 가동을 계기로 ‘통합 암 치료 플랫폼’을 구축한다. 중입자 갠트리 치료기 1대를 추가 가동해 총 3대의 치료기로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하는 것.
병원에 따르면 이는 단일 치료법이 아닌, 신약 임상·중개연구·다학제 진료·로봇수술·AI·빅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를 통합한 전방위적 시스템이다. 의료기술을 넘어서 환자의 삶 전체를 설계하는 체계로, 암 치료의 미래를 재정의한다는 포부다.
이날 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은 "56년간 축적한 치료 경험 위에, 중입자치료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암의 진단부터 치료 후 회복, 삶의 질 관리까지 전 생애주기 케어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요 치료 성과도 공개했다. 2015~2019년 기준 연세암병원의 폐암 5년 생존율은 43.7%로, 국내 평균(34.7%)보다 크게 높았다. 간암(39.9%)과 췌장암(16.5%) 역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이는 중입자 치료뿐 아니라, 병원의 신약 임상 역량과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결합한 결과라는 게 병원 설명이다.
중입자치료는 기존 방사선보다 정확도가 높고, 정상조직 손상은 적다. 이런 이유로 폐 기능이 약하거나 고령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실제 폐암 환자 30명, 간암 환자 17명, 췌장암 환자 100명이 치료받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익재 중입자치료센터장은 "췌장암은 수술이 어렵고 표준 치료법이 제한적인 만큼, 중입자치료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연세암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가 중입자치료 후 완치에 이른 사례도 적지 않으며, 최근에는 전기천공법(IR)과의 병합치료도 적극 연구하는 등 보다 정밀하고 부작용을 줄인 국소 치료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홍 간암센터장은 "중입자는 간 기능을 보존하면서도 종양을 정밀하게 공격하는 방식으로, 특히 수술이 어려운 부위나 고령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췌장암 역시 표준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며,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가 중입자 치료 후 완치에 이른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암병원은 국내 최다 임상시험 병원으로, 현재 연간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김혜련 폐암센터장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말기 환자도 신약 임상 참여로 장기 생존에 성공한 사례가 여럿이다"며 "신약 접근은 곧 환자의 생존 기회를 확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 중심 시스템'이다. 진단부터 수술, 회복, 심리 지원, 가족 케어까지 이어지는 토탈 케어 구조가 특징이다. CONNECT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기반 예측시스템은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정밀의료를 뒷받침한다. 로봇수술은 세계 최초 4만례를 돌파했고, 완화의료센터 등 5대 특화센터는 암 이후 삶까지 설계한다.
연세암병원의 철학은 명확하다. 암은 단지 병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이다. 병원은 오늘도 그 여정을 함께하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
최진섭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대한민국 첫 암센터로서 로봇수술, 중입자치료 등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왔다"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치료 플랫폼을 발전시켜 환자들이 최상의 의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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