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퀘즈나' 미국 독점권 연장으로 제네릭 출시 늦어져
'케이캡' FDA 허가 준비 중… 높은 약가 누릴 것 예상

HK이노엔 스퀘어.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 스퀘어. [사진=HK이노엔]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HK이노엔의 P-CAB 제제 '케이캡'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제품이 출시되면 높은 약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PPI에서 P-CAB으로의 전환 속도가 미국 사업 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시판 중인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보노프라잔(미국 제품명 보퀘즈나)'의 특허가 2032년까지 연장됐다. 다케다제약의 제품인 보퀘즈나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P-CAB 제제다. 다케다제약 미국 자회사 패섬파마슈티컬스가 2023년 11월 보퀘즈나를 미국에 내놓으면서 미국에서 P-CAB제제 처방이 시작됐다.

미국의 신약 화합물 독점권(NCE, New chemical entity)에 따르면 신규 물질(API)에 대해 5년의 독점 지위를 부여한다. 여기에 항생제 개발 촉진법(GAIN, Generating Antibioic Incentives Now)을 적용 받으면 추가 5년의 독점 지위를 누릴 수 있다. 최근 보퀘즈나에 항생제 개발 촉진법이 적용되면서 독점 기간이 2032년으로 연장됐다. 2032년까지 보퀘즈나의 제네릭 출시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주 9일 HK이노엔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HK이노엔은 종가 기준 14.51% 뛴 4만 6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튿날인 10일에도 큰 조정 없이 4만 6000대를 유지했다. HK이노엔의 주력 제품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미국 사업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HK이노엔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P-CAB 계열 치료제는 보퀘즈나뿐이다. 보퀘즈나의 독점권 유지 기간이 늘면서 복제약 출시에 따른 약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 케이캡이 미국에 출시될 경우 P-CAB 제제 경쟁 약물은 보퀘즈나 하나로, 높은 약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케이캡 임상을 맡고 있는 HK이노엔의 현지 파트너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브레인트리)'는 올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미란성 식도염·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을 포함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미국 3상과 관련해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임상 결과 테고프라잔은 1차와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란성 식도염 임상에서는 미란성 식도염 전체 환자군과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LA 등급 C, D)환자군 모두 2주 및 8주차 치유율에서 PPI(란소프라졸) 대비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브레인트리는 미국 제약사 세벨라의 소화기 의약품 전문 계열사다. HK이노엔은 2021년 이 회사와 케이캡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 임상과 FDA 허가 등은 브레인트리가 맡는다. HK이노엔은 케이캡 미국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 등을 수령한다.

현재 미국의 P-CAB 시장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보퀘즈나 처방실적이다. 패섬파마슈티컬스에 따르면 미국 출시 초기인 2023년 4분기 약 500건이었던 처방 건수는 1년이 지난 작년 4분기 11만 80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는 미국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소화성궤양용제 영역에서 P-CAB이 PPI를 대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P-CAB은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느린 약효 작용 발현 시간 등 PPI(양성자펌프 억제제)의 한계를 개선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경쟁제품 독점권 연장 소식은 P-CAB 계열 제품들의 미국 시장 안착과 확대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케이캡 미국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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