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73% 급증
쉽지않은 흑전, "2027년 연간 흑자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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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대장으로 불리는 루닛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급증했다. 올 1분기 매출 급성장 배경은 볼파라 인수 영향으로 분석된다.

루닛은 딥러닝 기반의 의료 인공지능 기업이다. AI를 활용한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을 공급한다. 지난해 5월 루닛은 유방암 검진 플랫폼 제공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볼파라)'를 인수하면서 판매지역을 넓혔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유방암 검진 솔루션을 공급 중인 업체다. 

루닛 관계자는 1분기 매출과 관련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급증 원인의 핵심은 볼파라 인수 효과의 본격 반영"이라며 "지난해 1분기는 볼파라 인수 이전이었다. 올해 1분기부터 볼파라의 매출이 통합 반영되면서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 진단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의 고른 성장세도 매출 확대의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볼파라 매출이 인식되면서 전체 수익이 크게 늘었고, 자체 제품의 판매 증가가 힘을 보탰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에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도입한 미국 내 의료기관은 200곳을 넘겼다. 

루닛의 매출 구조를 보면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인공지능 기반 판독 솔루션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루닛의 연간 매출액이 800억~9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41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지속되는 영업적자다. 다른 의료AI업체와 마찬가지로 연간 흑자 달성이 미뤄지고 있다. 의료AI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후 해당 프로그램 사용에 따른 일종의 구독료를 받는다. 때문에 원가율이 매우 낮다. 초기에 매출 확대를 위한 고정비 지출이 마무리되면 이익률이 높은 사업으로 알려진다.

올 1분기 루닛은 20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61% 늘었다. 외형 확대을 위한 투자와 운영자금 증가 등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금융비용은 1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6% 급증했다. 작년 1분기 말과 비교하면 갚아야 할 이자비용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루닛 관계자는 "전년 동기에는 볼파라 관련 비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올해 1분기 비교 수치에서 이 부분이 크게 반영됐다. 또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요인들도 있다. DBT(3D 유방단층촬영) 데이터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비용 투입, 늘어난 인력 규모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연간 흑자는 올해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관계자는 "연간 기준 2027년에 영업이익 흑자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는 내년 4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AI 업체들이 매출을 내면서 투자자 관심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제는 비용을 커버하고 적자 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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