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약허가신청 계획
미국 P-CAB 시장, 현재 보퀘즈나 처방이 유일
보퀘즈나 처방 급증으로 확인된 시장 규모… 케이캡에 기회

HK이노엔 스퀘어. [사진 = HK이노엔]
HK이노엔 스퀘어. [사진 = HK이노엔]

HK이노엔이 개발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미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처방 시장에서 P-CAB 제제의 성장이 케이캡의 미국 공략 성공여부를 가늠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HK이노엔에 따르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미국 3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케이캡은 미란성 식도염(EE)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NERD) 임상 모두에서 1차,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올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을 포함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자체 개발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약물이다. P-CAB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를 말한다.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기존 PPI(양성자펌프 억제제)의 약효 작용 발현 시간이 느리다는 한계 등을 개선했다.

케이캡은 국내서 출시된 후 처방실적을 꾸준히 늘리며 회사 대표 품목으로 자리했다. HK이노엔 실적자료에 따르면 출시 첫해인 2019년(3월~12월) 304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년 후인 2021년 케이캡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국내사들이 P-CAB 신약을 내놓으면서 경쟁구도가 만들어졌으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국내 P-CAB 제제 전체 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케이캡의 지난해 매출액은 1969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했다. 올 1분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514억원으로, 올해도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은 지난 2021년 미국 제약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브레인트리)'와 케이캡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일찍이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계약 규모는 5억4000만 달러(약 7000억원) 수준이다. 

브레인트리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케이캡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FDA 신청 등도 브레인트리가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HK이노엔은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과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 등을 수령한다.

케이캡 미국 상륙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시장 경쟁력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미국에서 처방 중인 P-CAB 제제 약물은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유일하다. 보퀘즈나는 일본 다케다제약이 2015년 개발한 P-CAB 제제다. 

다케다제약의 미국 자회사 패섬파마슈티컬스가 2023년 11월 보퀘즈나를 미국에 내놓으면서 미국 P-CAB 시장이 열렸다. 미국에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P-CAB 등장 전에는 PPI가 주로 쓰였다.

현재 미국의 P-CAB 시장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보노프라잔의 처방실적이다. 패섬파마슈티컬스가 발표한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 출시 초기인 2023년 4분기 약 500건이었던 처방 건수는 1년이 지난 작년 4분기 11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미국에서도 P-CAB이 빠르게 PPI를 대체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케이캡이 FDA 허가를 획득하면 보퀘즈나와 케이캡이 미국 P-CAB 시장을 함께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상황을 보면 초기 국내 P-CAB 시장과 유사하다. 선두로 진출한 업체의 처방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고, 후발 주자가 가담하고 있다. 임상자료가 축적되면서 의료진들의 P-CAB 처방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보퀘즈나, 케이캡 두 제품이 미국 P-CAB 시장을 만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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