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걷기는 퇴행성 관절염 호전에 좋지만 너무 오래 걸으면 '독'
걷기도 힘들 정도로 통증 심하면 수술 고려를…운동·체중관리 중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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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절정에 달하며 가을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너무 많이 걷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효범 교수의 도움을 받아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퇴행성 관절염에 좋다.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이미 관절 연골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만약 너무 오래 걸으면 관절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1~2시간가량 걷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 오래 걷는 것은 오히려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염증 반응이 촉진되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걷기 전에는 반드시 5~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이나 허리 관절을 이완해야 한다.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하는 무릎 관절에는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있다. 지속해서 관절을 사용하면 관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던 연골이 점점 닳아 연골이 사라져 뼈와 뼈가 맞닿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도 유발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이 관절을 많이 사용하거나 오래 사용하면 나타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퇴행성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430만여 명 중 50대 이상 환자는 387만여 명으로 전체 90%가량이 50대 이상 환자였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효범 교수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올바른 걷기 요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효범 교수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올바른 걷기 요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무릎 안쪽이 닳기 때문에 다리가 점점 오다리(0자형 다리)처럼 휘게 된다. 초기에는 무시하고 지나갈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걷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자세 교정, 약물 치료, 국소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충분하지만, 관절염이 심해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관절경 수술, 절골술, 인공 관절 치환술 등 수술적 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만약 관절염 통증이 심해 걷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며 방치하면 다리의 변형까지 일으키므로, 중증의 환자라면 근위경골절골술이나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법은 무릎을 더 사용해야 하는 시간과 빈도에 따라 고려하는 편으로, 65세 이상 고령의 심한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수술, 활동이 많은 65세 이하 중년의 환자들은 근위경골절골술을 먼저 고려한다. 근위경골절골술은 휜 다리를 정밀하게 절골 및 교정한 후 절골술용 금속판과 나사를 사용해 고정하는 수술법이다. 휜 다리를 교정해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부담을 분산시켜 관절염의 진행을 막고 연골을 재생시키는 원리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가 주요 원인인 만큼 먹을 것을 조심해야 하거나 하는 것은 없다. 다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체중이 늘면 관절이 받는 힘도 늘기 때문이다. 또한 무리한 동작의 반복, 좋지 않은 자세 등이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것은 관절염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를 위해 걷기가 힘들다면 관절에 부하가 적은 수영, 실내 자전거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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