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암, 초기 증상 단순 입병으로 착각하기 쉬워
혀의 통증이나 목에 혹 만져지면 지체없이 내원해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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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A씨는 몇 달 전부터 혀가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피로누적으로 인한 입병 증상이라고 생각한 A씨는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했다. 입병에 효과가 좋다는 건강기능식품도 복용했다. 꾸준히 약을 바르고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지냈으나, 몇 주가 지나도 낫지 않고 통증은 더 심해졌다.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지자 그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설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A씨는 10년 넘게 피우던 담배를 끊고 식단을 관리하며 지내고 있다.  

최근 두경부암 가운데, 설암 발병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설암은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하고, 60대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다. 설암은 혀의 양측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하얗거나 붉은 반점으로 시작된다. 이후 염증성 궤양으로 발전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혀 신경 주변까지 종양이 침투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초기 증상을 단순 입병이라고 착각하기 쉬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음식물을 삼키거나 씹는 동안 혀와 구강, 목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고 심한 구취와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설암의 발생 원인은 흡연, 음주, 불균형한 영양 섭취,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등 다양하다. 설암은 전이 속도가 빨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조직검사 후 설암이 확인되면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를 시행해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암 병기를 결정한다. 

보통 1차 치료로 수술을 통한 제거가 시행된다. 먼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으나, 치료 후 구강 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안 건조증, 충치, 음식섭취가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설암을 제거한 부위에는 혀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팔이나 허벅지에서 뗀 살을 붙이는 재건술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혀가 한쪽으로 너무 당겨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백승국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혀의 통증과 궤양 같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목에 없던 혹이 만져지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사람은 경각심을 갖고 구강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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