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유발하는 환경과 카페인, 알콜 등이 발병률 ↑
공황발작, 단시간에 불안감과 공포 최고조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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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희진 하이브 전 대표가 13년 전 공황장애를 앓았던 과거를 고백해 화제가 됐다. 이 외에도 많은 스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거나 앓았던 경험을 고백하며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명인, 일반인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공황장애, 특별한 유발 요인이 있을까?

홍정경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황장애 발병에 대해 "단순히 스트레스나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생물학적으로 신경 조절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것. "공황장애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고, 후천적으로 가족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어릴 때부터 불안을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되거나, 높은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했다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울증도 공황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며, 각성제, 고함량 카페인, 술, 다이어트 약물 등의 복용 역시 공황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공황발작(panic attack)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불안 상태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가쁘고 어지럽거나 땀이 나는 등 신체 증상과 함께, 심지어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공포나 정신을 잃을 듯한 불안감을 동반한다.

평소 느끼는 불안한 감정과 공황발작의 구분에 대해 홍 교수는 "공황발작으로 인한 불안은 일반적인 불안함과는 강도와 지속 시간에서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불안함을 느낄 때도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숨이 가쁘고 손이 차가워지는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공황발작보다 약하고, 서서히 진행되며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반면 공황장애로 인한 발작은 짧은 시간 내에 신체적·정신적 불안 증상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으로, 죽을 것 같은 공포와 극심한 신체 증상이 급격하게 찾아오며 보통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

만약 공황장애가 발병했다면, 치료 방법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약물 치료로, 가장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다. 항우울제나 안정제 같은 약물 사용으로 뇌를 안정화시켜 공황발작 빈도를 줄이고, 발작이 발생하더라도 신체적 증상과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 홍 교수는 향정신성 약물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안정성이 검증된 것들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복용 시 중독 등의 걱정 없이 편안하게 복용해도 괜찮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는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 신체 증상을 관리하는 인지행동 치료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을 타고 가다가 이전 공황발작의 경험이 떠올라 불안해진다면, 생각을 전환해 대중교통을 수십번 탔을 때 아무 일이 없던 경험을 떠올리며 "괜찮아, 큰일 나지 않아."라고, 스스로 되뇌는 것이다. 홍 교수는 "신체 증상의 관리는 부교감신경을 강화하는 이완 요법으로 가능하다"며 대표적인 방법으로 '복식 호흡'을 추천했다. 숨을 들이쉴 때는 배 안에 풍선이 있는 것처럼 최대한 배를 앞으로 내밀며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쉴 때는 뱃속의 공기를 모두 빼낸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내쉬면 된다. "이러한 복식 호흡을 5분~10분 정도 반복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홍 교수는 조언했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가 공황장애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공황장애 위험 요인을 많이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갑자기 공황장애가 발병할 수 있으며, 발병 후에도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을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만들어, 이러한 상태에서는 공황장애가 특히 발병하기 쉽다. 홍 교수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병이 잘 낫지 않거나 악화되어 만성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의를 요했다.

홍 교수는 공황장애 치료에 대해 "표준화된 치료법이 잘 정립되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답하면서 "현실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이 공포나 불안을 느낄 때 긴장하게 되는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을 완전히 없애버리면 위험한 상황에서도 경각심을 느끼지 못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공황장애의 치료 목표는 환자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작은 자극에 공황발작을 겪지 않도록 하며, 설령 발작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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