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30세부터 10년마다 3~5%씩 감소…70대엔 절반으로↓
근육량 줄면 낙상·골절 위험 높고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져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305/64092_68265_5944.jpg)
"어느 날부터 딱딱한 나무 또는 철제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가 배긴다고 느끼시나요?, 아니면 걷기, 계단 오르기가 힘들고 의자에서 일어날 때 힘겨우신가요?"
김성권 서울대명예교수(서울K내과의원 원장)는 "이는 근육이 줄었다는 징표일 수 있다"면서 "나이 들어 젊을 때와 비교할 때 가장 뚜렷한 차이를 실감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근육량이다"라고 말했다.
근육은 30세를 기준으로 10년마다 3~5%씩 감소해 70대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근육량 감소는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일뿐만 아니라,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김성권 교수는 "근육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는 몸의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이다. 나이 들면서 인체에서 자연 생산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근육 감소→호르몬 감소→근육 감소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이미 나이가 든 뒤에는 운동해도 근육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50~60세를 넘겨 근육이 꽤 많이 줄어든 상태라면 운동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운동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김 교수는 "운동에 늦은 때는 없다. 70~80세라도 운동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답변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지근'과 '속근'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속근은 빨리 달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주로 쓰이고, 지근은 자세를 바로 유지하거나 오래 걸을 때 주로 사용된다. 운동은 흔히 지구력 운동(또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으로 나누기도 한다. 걷기, 계단 오르기, 조깅,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산 등은 지구력 운동으로 분류한다. 이 운동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큰 근육의 지근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심장과 폐의 기능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구력 운동만 해도 어느 정도 근육 강화 효과는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을 강화하려면 반드시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 근력 운동은 울퉁불퉁 튀어나온 알통을 만들고 싶은 남성들에게만 필요한 운동으로 생각하지만 남녀노소 모두 필요하다.
근력 운동은 근육 감소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나이 들면서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 감소를 막아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유연성이 높아지고, 심혈관 위험이 감소하며, 척추 건강을 유지해주는 이득도 있다. 기초대사율을 높여 비만도 예방한다.
근력 운동에는 요령이 있다. 김성권 교수는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을 이루는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한다. 이 손상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커진다. 여기에 약 7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근력 운동은 주 2~3회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운동 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을 할 여건이 안 되면 스쿼트, 런지, 푸시업, 플랭크 등 별다른 장비 없이도 할 수 있는 운동도 추천한다.
나이 든 이후에는 근력 운동이든, 지구력 운동이든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칭은 기본이다. 운동 전에 '워밍업'을 하고 마친 뒤 가볍게 몸을 풀어주면 운동 효과를 높이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근육이 지나치게 감소하는 것은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17년 근감소증(sarcopenia)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11.6%, 80세 이상의 38.6%가 근감소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들어서 근육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근감소증이라는 질병에 걸렸다는 뜻이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약 4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연금보다 근육'이라는 말이 있다. 젊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해서 근육을 만들어두면 나이 들어 건강 유지에 매우 요긴하다는 뜻이다. 다만 나이와 무관하게 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근육 형성에는 단백질 섭취와 호르몬도 필요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단백질 섭취량은 권장량을 넘으므로 더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김 교수는 "근육은 호르몬(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의학적 치료 용도로만 써야 하며, 근육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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