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표준치료제 + 한방치료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
![[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211/61239_64758_4324.jpg)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는 신경외과 전문의인 채송화(전미도 분)가 어머니의 파킨슨병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뒤늦게 어머니의 병을 알게 됐다며 자책하지만, 사실 파킨슨병은 치매나 뇌졸중과 같은 다른 뇌질환보다 관심이 적고 인지도도 낮아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파킨슨병의 국내 유병률은 10만 명당 약 225명 정도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0년 6만 1565명에서 2021년에는 11만 6504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며 움직임이 느려진다. 자세가 불안정해져 걸음을 걷기도 어렵다. 결국 혼자서 일상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통증, 우울증, 불안, 인지장애, 수면장애, 변비, 기립성 저혈압 등이 동반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의사인 채송화는 뇌를 다루지만 어머니의 파킨슨병을 제때 알지 못했다. [tvN]](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211/61239_64760_4510.jpg)
파킨슨병은 현재까지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알라진다. 증상을 조절해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게 치료의 목표다. 현재 파킨슨병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사용되는 레보도파 보충요법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자세 불안정, 동결보행, 언어장애, 피로, 통증, 자율신경장애 등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약물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때 고려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침 치료나 한약을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박성욱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한의학 치료를 통해 파킨슨병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이로 인한 운동증상 및 비운동증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며 "특히, 약물치료와 동시 적용 시 시너지 효과를 보여 환자의 삶의 질을 더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첫째, 한의학적 치료는 중뇌 흑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 파킨슨병의 진행 자체를 지연시킨다. 실제 파킨슨병 환자 대상 5년간 연구 결과는, 침 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봉독약침, 원지, 천마, 황기, 갈근, 황금, 작약, 인삼 등 다양한 한약물과 청혈단, 억간산, 청간탕 등의 처방도 뇌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다양한 증상을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연구를 통해 침, 약침치료는 운동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 잡기, 보행속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균형장애와 보행장애로 인해 매년 46~68% 정도 발생하는 낙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사망률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한방치료로 자세 불안정과 보행장애가 효과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불어 육군자탕, 반하후박탕 등의 한약물 치료들은 소화장애, 삼킴장애, 인지기능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들을 경감시켜주는 것으로 발표됐다.
셋째, 파킨슨병의 표준치료제인 도파민과 한방치료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을 복용하면서 침치료나 천마, 청간탕 같은 한약물 치료를 동시에 받으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도 같은 정도의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상운동증 같은 도파민 보충요법의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한방치료를 같이 받으면 도파민 약물을 적게 사용하고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약물치료가 가능하며, 약물로 인한 부작용 또한 줄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박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진행 경과에 따라 1~3단계까지 단계별 치료 계획을 세운다"며 "특히, 균형 조절 장애로 인한 보행장애, 낙상 위험이 큰 3단계 환자는 입원 후 집중치료가 증상 완화,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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