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업의 이상적인 수익 창출 방법 ‘기술수출’
지난해 34건‧약 13조원 규모…올 상반기 7곳‧3조원 불과
에이비엘바이오, 올해 1월 역대 최고 수준 총 10억6000만달러 계약
한미약품·SK바이오사이언스·메디톡스 등 ‘권리반환’ 경우도 있어
![[게티이미지뱅크]](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211/61104_64596_283.jpg)
제약‧바이오 분야는 코로나19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산업군이다. 많은 기업이 생겼고 주식 시장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약 개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약 개발까지 지불해야되는 막대한 시간과 금액은 기업들의 도전을 막는 높은 장벽이다. 무엇보다 임상에 쓰이는 자금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기업은 크게 캐시카우, 상장, 외부 투자(국책 과제 포함), 기술수출(L/O: License Out) 등 4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낸다. 이중 기업들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기술수출이다.
특히 기술 수출은 자신들의 개발한 기술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4가지 방법 중 가장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보통 기술수출은 계약 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계약금과 마일스톤으로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다. 계약 즉시 계약금을 받고 이후 임상 단계에 따라 인센티브, 즉 마일스톤을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품 상용화 이후에는 판매액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기술수출 붐이 일었고 지난해에는 34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약 13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는 주춤하다. 상반기 7개 기업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2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기술수출 합계는 24억달러(약 3조원)에 불과하다. 작년 13조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지만 임상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기술수출을 하면 이러한 위험성이 떨어지고 생산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중요한 수단“이라며 ”기술수출로 매출을 충당하고 이것을 다시 연구 개발에 사용하면 임상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어 선순환돼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에게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올해 빅딜을 성사한 곳은 에이비엘바이오다. 1월 사노피와 10억6000만달러(당시 1조3000억원)에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받은 기술수출 계약금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7500만 달러(966억원)다. 이후 세 차례에 걸쳐 2600만 달러(346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3분기 영업수익(매출액)은 383억원으로 전년 대비(5억6000만원) 75배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13억 손실에서 362억원이 증가한 24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도 573억9000만원으로 전년 47억3000만원에서 12배 증가했다. 오직 기술수출 수익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흑자를 냈다.
쪽박인 경우도 있다. 수출 기술을 했다가 다시 반환되는 경우다. 마일스톤은 받지 못하고 계약과 실제 받는 금액이 다를 수 있다. 권리를 반환하는 이유는 주로 임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시장성이 떨어질 때다.
![[한미약품]](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211/61104_64597_2822.jpg)
‘한미약품’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미약품은 2011년부터 총 10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5건이나 반환됐다. 성공률이 절반 수준이다. 그때 마다 주식도 크게 날뛰었다. 한미약품이 한창 기술수출을 할 때쯤인 2014년 11월 주가는 종가 기준 7만4000원에서 1년 후 2015년 11월 66만원까지 뛰었다. 한때 7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 메디톡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압타바이오 등도 기술 수출을 했지만 반환 당했다.
신약 개발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기술수출과 권리반환을 막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액에 따라 계약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지만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를 줄이려면 계약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임상을 진행하다 실패할 수도, 반환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사전에 고려하고 준비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계약금을 높여 리스크를 줄이거나 이 회사가 우리의 기술로 진정성 있게 연구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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