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 새싹, 부드러운 꽃잎, 물을 머금은 바람. ‘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봄에는 반가운 손님들도 찾아오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들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그 중에서도 봄 불청객 황사가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황사는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사막에 있는 모래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 대기에 위해 물질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는 과거에도 있었던 현상인데, 요즈음 더 그 폐해에 예민해지고 있다. 최근 급속한 산업화로 황사에 규소, 납,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증가하면서 우리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만이 몸에 남아도는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되어 독이 되 것처럼,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하지 않은 중금속이 몸에 차곡차곡 쌓여 스트레스와 염증을 일으킨다. 사실 비만보다 환경문제가 더 큰 해를 입힐 수 있다.

박미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중금속은 주로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기 때문에 호흡기와 소화기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을 강화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우선 황사 때에는 적어도 하루 물 8잔 정도를 마시라”고 조언했다.

황사에 가장 취약한 조직은 호흡기다.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물질의 침투를 더 쉽게 하기 때문에 따뜻한 물이나 음료수로 적어도 하루 1.5L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제철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한다.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장을 통해서도 몸에 들어온다. 따라서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유해물질이 지방에 흡착돼 몸에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에 오히려 섬유질이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서 장 운동을 항진시으로써 체외로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황사먼지나 중금속은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엽산, 비타민C, 비타민B 등 과일 야채에 많은 항상화 영양소들은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연이 풍부한 해산물이나 살코기류도 장에서 다른 중금속과 흡수되는 부위가 비슷해 중금속의 체내 흡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봄철은 신진대사가 항진되면서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장은 장으로 들어오는 음식물을 바로 이용해 움직이고 영양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제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장의 정상적인 방어기전은 작용할 수 없다.

박 교수는 “어르신들은 호흡기질환이 있거나 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경우에 습도와 온도의 변화, 유해물질에 대한 혈관수축 등이 뇌졸중이나 기존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황사가 심한 계절에는 실외운동을 과도하게 하기 보다는 실내에서 걷기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호흡기 질환은 허약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기 쉬우므로 규칙적인 근력운동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애경 매경헬스 기자 [moon902@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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